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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2011년 12월 4일. 그날의 이야기 - 출산후기
흠... | 2011.04.16 | 조회 9,607 | 추천 11 댓글 0

2011. 12. 3. pm10시 30분.


샤워 후 화장실 청소.


저녁을 먹고와서 소화도 시킬 겸 샤워 후에 폭풍 화장실 청소 실시.


이때까지만해도 아기가 나올 기미는 전혀 없었고, 이슬은 커녕 배도 쳐지지 않은 상태.


(걸레질이나 화장실 청소 같은)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하면 아기가 빨리 밑으로 내려온다는 얘길 듣고


한번 해보자 싶어 화장실 벽과 바닥을 미친듯이 청소함;;


 


 


2011. 12. 4. am1시.


양수가 새어나오기 시작.


평소와 같이 여보가 배 맛사지를 해주겠다며 배를 문질러주는데 순간적으로 무언가 새는 느낌이!


본능적으로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어 후다닥 화장실을 가보니 아무래도 심상치 않음.


막 줄줄 새는건 아니었지만 조금씩 소변 새듯이;; 나오고있는 양수를 확인하고 병원에 전화해서 문의한 뒤 짐을 챙기기 시작.


(이 와중에 싱크대에 있던 그릇들 설겆이하고, 공과금 안낸거 있나 체크하고, 보일러 외출온도로 내려놓고, 가스 검침 확인하고 ㅋㅋㅋㅋ)


그동안 틈틈이 시뮬레이션 해봤던 상황이라 "침착해~!" 를 연발하며 여보와 웃으며 농담도 주고받고 있지만;;


서 있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건 어쩔 수 없더라는! +_+;;


 


 


2011. 12. 4. am2시30분


병원 도착.


병원에 도착하여 검사를 받으니 양수가 새는게 맞으니 바로 입원해야 한다고!


(역시나 이와중에도 나는 앞으로의 금식에 배고플까봐;; 잠깐 나가서 뭐 좀 먹고오면 안되냐는 어이없는 질문을 간호사에게 해댐 ㅋㅋㅋㅋ)


그리고 곧이어 실시되는 굴욕 3종세트. → 내진, 제모, 관장-_-


긴장해서인지 내진과 제모는 그렇게 굴욕적인지 모르겠고;;;


관장은 10분 참으랬는데 1분도 못참고 화장실 줄행랑 ㅋㅋㅋㅋㅋㅋㅋ


 


 


2011. 12. 4. am3:45


촉진제 투여 시작.


자연적으로 진통이 온게 아니라서 굵은 바늘을 꼿고 촉진제로 유도분만 시작.


그동안 유도분만은 생각도 안해본지라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에 뒤엉키고-


핸드폰으로 급히 유도분만 검색을 해보니...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결국은 제왕절개 할 확률이 높다' 는 비관적인 얘기들만;;  ㅠㅠ 


아놔~ 지금까지의 시뮬레이션에 유도분만은 없었단 말이다!!! @_@


2011. 12. 4. am4:30


진통 시작.


촉진제 투여 후 시간이 지나면서 진통이 오기 시작하더니.. 이때쯤 3분 간격으로 진통이 시작됨.


수치상 꽤 강한 진통이라고 하는데 그런대로 참을만 한 정도.


여보랑 얘기도 하고 휴대폰으로 인터넷도 하면서 상당히 여유있는 모습.


 


2011. 12. 4. am7:00


자궁문 1cm 열림.


진통이 올때는 힘들어지기 시작함.


그러나 진통이 멈출때는 거짓말처럼 없어지기 때문에 그 틈을 이용해서 화장실도 다녀오고 여보랑 얘기도 하면서 버팀.


2011. 12. 4. am10:20


이슬 비침.


3시간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자궁문은 1cm 진행 중. 어서 자궁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게다가 이때! 촉진제 투여로 진통 올때 아기 심박수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


계속 촉진제를 투여하기엔 위험해서 촉진제를 꼿았다, 뺏다를 반복. 엎친데 덮친격-_- 


 


 


2011. 12. 4. pm14:40


4시간이 넘게 더 진통을 하고나서야 2cm 열림.


진통은 점점 참기 힘들어지지.. 진행은 더디지... 환장하겠음-_-


거기다 의사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오늘 중으로 못나올 확률이 크다고-_-;;;;


이미 10시간째 진통중인데 오늘중으로 못나온다니!!!!!!!!!!!


아기 심박수 떨어지는것 때문에 촉진제를 계속 넣을수도 없고 내 상태도 탈진이 되면 안되니


자정까지 기다렸다가 안나오면 내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나 뭐라나....


이게 말로만 듣던 개고생 유도분만의 실체란 말인가;;; 진짜 하늘이 노래지는 느낌.


 


2011. 12. 4. pm4:00


촉진제 다시 투여하고 자궁문 3cm 열림.


말로만듣던 "트럭이 배를 밟고 지나가는 느낌"의 진통에 온몸이 뒤틀리고 호흡이고 뭐고 챙길 정신이 없음.


무통 주사 놔달라고 애원; 하여 무통주사 투여.


(무통주사를 놓기위해 척추에 바늘을 삽입하는 과정도 상당히 괴롭습디다.


아기 진통이 너무 심해서 상대적으로 덜 아프게 느껴질뿐,  그냥 생으로 느꼈다면 참기 힘든 정도의 강한 통증)


 내 경우, 무통주사 약발은 한시간정도?


그 이후의 무통주사는 투여해도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해 생으로 진통을 격어야 했음.


 


- 정신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도중에도 기필코 오늘중으로 낳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는거.


 


- 자궁문이 5~6cm쯤 열렸을때 내진을 하며 힘주기 연습을 하는데


이때 죽기살기로 힘주기 연습을 하자 갑자기 자궁문이 7cm정도로 빨리 열렸다는거.


 


- 자궁문이 7~8cm 열리자 분만실 침대가 트랜스포머 처럼 척척 변신하더니 분만 모드로-


르봐이예르 분만이었기에 조명을 낮추고 잔잔한 음악을 틀고... 그랬다지만 역시 기억에 없음.


사지가 찢어지는 고통? 뼈가 산산조각 으스러지는 느낌?


여보가 나를 달래고 호흡을 시키느라 내 몸을 쓰다듬는것 조차 온몸의 세포에 극심한 고통으로 전해질만큼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고통이 쉴새없이 몰아치고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듦.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에 그동안 비교적 신음소리 한번없이 독하게 참아내던 내 입에서도 짐승같은 울부짖음이 절로 터져나옴. 


이때쯤이면 사실 짐승적인 본능만 남아있지, 이성이라는게 존재 할 수가 없는 상황. (이성이 남아있으면 아직 아기 나올때가 멀은거-_-)


나도 내 입에서 이런 울부짖음이 터져나올지 상상도 못했으니까.


중간중간 간호사 선생님이 눈뜨라고, 호흡 지키라고, 정신 차리라고 소리치지만


하.... 그 공포와 고통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2011년 12월 4일 pm 8:30


곧이어 들리는 아기의 첫 울음소리.


끝났구나..... 해냈구나.........


잠시후 내 가슴에 아기가 올려지고 떨리는 목소리로 불러본 아기의 이름.


"로얄아.......엄마야....."


힘차게 울다가 내 가슴에 올려지자 신기하게도 울음을 그치는 내 아기를 보면서


임신 기간에도 실감나지 않았던 '엄마' 라는 이름이 나에게도 정말 찾아왔다는걸 느낌.


온 몸을 써서, 온 힘을 다해 죽기살기로 세상에 내어놓은 내 아기.


살면서 무언가를 위해 이토록 절실하게 노력한 적이 있을까.


 


이렇게해서 16시간의 절대 끝나지 않을것 같던 지옥같은 고통이 끝나고 무사히 아기를 만났습니다.


산후조리원에서의 호강도 이제 끝나가고...


진짜 힘듦은 이제 시작이라는걸 압니다.


그래도 그리 무섭지만은 않은건... 진통할때부터 옆에서 울던 여보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우리 가족,


무엇보다 하루하루 더욱 예뻐지는 우리 로얄이가 있기 때문이겠죠.


10달동안의 연애를 무사히 마칠때까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이웃분들께도 정말 감사드려요.


따뜻한 댓글들 하나도 빼놓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_^


 


 


 


 


+) 주변의 임산부들이 종종 물어옵니다.


진통, 그래도 할만하지 않느냐구요.


그들은 저에게서 희망과 용기를 얻고자 질문하는거겠지만... 제 대답은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입니다;;;;; 사실이니까요-_-


남들은 아기 나오는 순간 고통이 다 잊혀진다는데... 글쎄요... 저는 아직도 너무 생생해서;;


심지어 밤에 진통하는 꿈을 꾸며 시달리기도 하는걸요. -_-


어차피 진통은 짐작조차 어려운 정도이니 일부러 상상하려 하지 마시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저처럼 양수가 먼저 나온다든가 하는 뜻밖의 상황)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해보시는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야 조금이라도 덜 당황하고 침착할 수 있으니까요.


자, 그럼 제 주변의 모든 엄마들 순산하시길 바라며 바이러스 팍팍 뿌려드립니다!! 팍팍~!!!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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