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도 ]
변사또 : “춘향아,시방이라도 맘을 고쳐묵고 나으 수청을 들랑게.그라면 너으 이 고생은 끝이 아니겄냐?”
방자 : (거침없이 크게) “암행어사 출두여!”
변사또와 이방 : (거의 동시에 겁먹은 목소리로)”뭐시여? 암,암행어사?”
병사 : (근엄하게 외치며 잡아서 사또의 무릎을 끓린다)
어사 : (근엄하게) “너 이놈,부정한 방법으로 백성을 수탈하고,게다가 춘향이를 강제로 욕보인 것이 참말이랑가?”
사또 : (비굴하게) “용서해주시씨요 잉,춘향이는 손끝 하나 안대 부렀응게요,얼굴이 기가 막힝게 으사또께옵서 한 번 만나시지라 헤헤.”
어사 : “저런 죽일 놈봤다요.저 놈을 당장 옥에 가돠불고 춘향이를 싸게 대령하그라.”
이방 : (간사한 목소리로) “여기 데리고 왔구만이라. 헤헤.”
어사 : (부채로 얼굴을 가린채) “자네가 춘향이라고라?”
춘향 : (입술이 움직일 듯 말 듯 가는 목소리로) “야”
어사 : (음흉하게) “자네가 변사또의 수청을 안들었다는데 그럼 나으 수청을 쪼깨 들겄능가? 나가 자네럴 시방 부귀영화를 누리게 해 줄탱게 말이여.”
춘향 : (단호하게) “저으 마음을 돌리는 것 보다가는 죽여뿌리시는 거이 쉬울 것이구만요.싸게 죽이씨요.”
어사 : (정이 듬뿍 담긴 목소리로) “춘향아 고개를 쪼깨 들거라.”
춘향 : (눈이 마주치자 잠시 혼란에 빠진다.이 내 상황을 눈치채고는) “오메,서,서방님”
(어사와 춘향 거의 동시에 일어나서 달려가 포옹한다.우뢰와 같은 박수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