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를 먹으면 그 속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효능으로 인해 정신이 날카롭게 유지되고, 비만과 고혈압 위험이 낮아진다는 여러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런데 인지기능과 관련해서는 고추를 너무 많이 오랫동안 먹으면 기억력 감소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르대학교와 남호주대학교 연구팀은 1991~2006년에 '중국 건강 및 영양 조사'에 참여한 55세 이상의 성인 458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997년과 2000년, 2004년, 2006년에 적어도 2회 이상 대상자들의 인기기능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이 자신의 기억력 수준에 대한 등급을 '매우 좋음'부터 '매운 나쁨'까지 척도에 따라 정하게 했고, 식단에 대한 분석과 함께 고추 섭취량을 모니터했다. 고추 섭취량에는 말린 고추까지 포함했다.
연구 결과, 고추를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인지기능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추를 전혀 안 먹는 사람에 비해 매일 고추 50g 이상을 먹는 사람은 기억력이 떨어질 위험이 약 2배 높았다.
특히 매일 고추 50g 이상을 연구 기간인 15년 동안 지속해서 섭취해온 사람들은 기억력 감소 위험이 56%나 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이 정신을 선명하게 유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확실치는 않다"며 "하지만 캡사이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정지시키는 데 사용돼 왔는데, 이 때문에 신경 생존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주민 쉬 박사는 "이전 연구에서는 고추를 먹으면 체중과 혈압 조절에 좋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고추의 다량 섭취가 노인들의 인지력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High Chili Intake and Cognitive Function among 4582 Adults: An Open Cohort Study over 15 Years)는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