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동영상 포인트
공지 [필독]회원등급 확인 및 기준, 등급조정 신청 방법 안..
핫이슈
[안녕? 자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유령그물'을 아시나요?
자진모리 | 2019.09.18 | 조회 341 | 추천 0 댓글 0

[서울신문 나우뉴스]

폐그물에 앞지느러미와 몸통이 결박돼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는 혹등고래는 고통에 겨운 듯한 울음소리를 냈다./사진=오션 아르머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다거북 네 마리가 유령그물 하나에 한꺼번에 뒤엉켜 버둥거리는 가슴 아픈 장면이 포착됐다./사진=오션 아르머

어민들이 잃어버리거나 어업 후 아무렇게나 버린 폐그물이 유령처럼 바다를 떠돌며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얼마 전 몰디브 해안에서 발견된 바다거북만 해도 그렇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를 기반으로 수중 장비를 판매하고 수익금을 해양생태계 보호단체에 기부하고 있는 ‘오션 아르머’ 측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다거북 네 마리가 이같은 유령그물 하나에 한꺼번에 뒤엉켜 버둥거리는 가슴 아픈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 바다거북들은 그물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며 바다 위를 떠다니다 겨우 구조됐다.

3주 전에는 폐그물에 앞지느러미와 몸통이 결박돼 제대로 헤엄치지 못하는 혹등고래 한 마리도 발견됐다. 오션아르머는 이 고래가 고통에 겨운 듯한 울음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바다거북은 이미 숨이 끊어진 듯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다 그물이 모두 제거될 때쯤, 발 한쪽을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사진=오션 아르머

한 달 전에는 해변에 떠밀려온 정체불명의 빨간 덩어리가 목격됐다. 익명의 제보자는 “자세히 보니 그물에 얽힌 바다거북이었다”라고 전했다.

이를 본 노인이 다가가 그물을 한가닥 한가닥 일일이 끊어냈지만, 바다거북은 이미 숨이 끊어진 듯 눈을 감은 채 미동도 없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러다 그물이 모두 제거될 때쯤, 발 한쪽을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물 때문에 이미 많이 지쳐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던 것. 구사일생으로 그물에서 벗어난 바다거북은 한발 한발 힘없는 발걸음을 내딛다 이윽고 바다로 사라졌다.

그물에 목이 졸린 바다사자는 잔뜩 겁을 먹어 도움의 손길에도 이빨을 드러내며 버둥거렸다./사진=오션 아르머

비슷한 시기 카누를 타고 바다로 나간 한 무리의 사람들도 유령그물에 걸린 바다사자와 마주쳤다. 그물에 목까지 감긴 바다사자는 잔뜩 겁을 먹고는 도움의 손길에도 이빨을 드러내며 버둥거렸다.

유령그물에 엉킨 새끼 바다사자가 해변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있었다. 이때 바다사자는 그물을 제거해주려 조심스럽게 다가간 경찰에게 위협을 느끼고, 온몸이 결박된 상태에서도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약 3분간의 씨름 끝에 경찰이 유령그물을 걷어내자 바다사자는 도망치듯 재빨리 바다로 향했다.

유령그물에 엉킨 새끼 바다사자가 해변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한 사례도 있었다./사진=오션 아르머

이렇게나마 구조된 바다 동물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매년 수많은 바다 동물이 유령그물 때문에 질식사하고 있다. 영국의 해양 포유류 병리학자 제임스 바넷(58)은 수십 년간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된 바다 동물을 부검했다. 그는 동물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 모두 유령그물이었다고 말한다. 바넷은 “부검한 바다 동물 4분의 1가량의 사인이 유령그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바넷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유령그물의 위협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폐그물에 걸려 죽는 바다 동물이 훨씬 많다는 지적이다.

버려진 그물에 얽혀 죽은 회색 물범 사체/사진=제임스 바넷
35㎏에 달하는 폐어망에 걸려 죽은 물범 사체/사진=BDMLR

그는 2017년 영국 해안에서 그물 때문에 질식사한 돌고래 사체와 지난 5월 역시 그물에 뒤엉켜 죽은 채 떠밀려온 물범 사체를 공개하기도 했다.

유령그물에 걸려 죽은 물고기가 포식자를 유인해 다른 바다 동물이 연쇄적으로 그물에 얽히는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도 문제다. 그물의 분실과 폐그물 수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해양 생물의 10%가 유령그물에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 후 방치되는 유령그물은 연간 4만4000톤. 이중 수거되는 물량은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해수부는 유령그물로 인한 피해액이 매년 3700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0
추천

반대
0
카카오톡 공유 보내기 버튼
댓글쓰기
최신순 추천순
"일본 오키나와 남쪽서 곧 태풍 발생.. (0)
자진모리 | 조회 284 | 추천 0 | 09.18
"공부하고 싶어서"..카투사 병장 수.. (0)
자진모리 | 조회 332 | 추천 0 | 09.18
신천지, '5·18 민주광장'서 불법.. (0)
자진모리 | 조회 353 | 추천 0 | 09.18
외국인 근로자 평균월급 246만원.... (0)
자진모리 | 조회 340 | 추천 0 | 09.18
안재홍, 5살 연하 연인과 결별 (0)
자진모리 | 조회 331 | 추천 0 | 09.18
"동네 이장이 아들과 함께 돼지를 정.. (0)
자진모리 | 조회 329 | 추천 0 | 09.18
여성 따라 승강기 탄 남성, 내리는 .. (0)
자진모리 | 조회 337 | 추천 0 | 09.18
[인-잇] 평범한 일본인들의 분노…역.. (2)
부서빠 | 조회 390 | 추천 0 | 09.18
[단독] 검찰 '조국 주범, 조범동 .. (0)
부서빠 | 조회 345 | 추천 0 | 09.18
[스브스뉴스] 택배기사가 고객이 반품.. (1)
부서빠 | 조회 351 | 추천 0 | 09.18
“2벌로 되겠냐… 검사한다” 탑텐, .. (1)
부서빠 | 조회 362 | 추천 0 | 09.18
이번엔 '라치몬트 산후조리원' 실검으.. (0)
부서빠 | 조회 329 | 추천 0 | 09.18
"턱뼈가 보일 정도로" 해병대 하사,.. (1)
부서빠 | 조회 353 | 추천 0 | 09.18
예비 17호 '타파' 경보…가을 태풍.. (1)
부서빠 | 조회 350 | 추천 0 | 09.18
‘세계1위 무기수입국’ 사우디, 美패.. (1)
부서빠 | 조회 366 | 추천 0 | 09.18
"부자는 벌금 더 내라"···차등벌금.. (0)
부서빠 | 조회 368 | 추천 0 | 09.18
"제 명예를 지켜주세요" 北 지뢰에 .. (0)
부서빠 | 조회 354 | 추천 0 | 09.18
딱 15분만에… 갤폴드 2차 물량 품.. (1)
서현마미 | 조회 361 | 추천 0 | 09.18
[영상] 핏빛 바다서 괴로운 몸부림….. (0)
서현마미 | 조회 343 | 추천 0 | 09.18
"발작 위험" 경고에도, 초등생용 V.. (0)
서현마미 | 조회 350 | 추천 0 | 09.18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