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JTBC 기자들이 직접 취재한 뉴스와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뉴스 보여주는 기자 '뉴스보기'입니다. 오늘(18일)은 스포츠문화부 강나현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달력을 가지고 나왔네요, 이게 무슨 달력이죠?
[기자]
우리나라 불교의 최대 종단, 조계종에서 2013년 만들었던 달력입니다.
매년 만드는 달력이 뭐가 특별할까 싶으실텐데요.
이건 일반용이 아닌, 'VIP선물용'으로 만들었습니다.
[앵커]
VIP용이면 상당히 비싸겠네요.
[기자]
네, 한 부에 5만 원입니다.
보통 사찰에서 달력을 만들면 신도들에게 그냥 주는데요, 팔더라도 몇 천원 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것은 상당히 비싼 가격입니다.
당시 나왔던 기사를 살펴보면, 두 차례 문화훈장을 받은 유명 화가의 작품을 넣었다 이렇게 소개를 했고요.
이 가운데 또 선별해서 자승, 당시 총무원장 서명을 넣기도 했습니다.
수익금은 승려노후복지기금 등에 전액 기부하겠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비싸긴해도 좋은 곳에 수익을 사용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데, 이 달력이 왜 문제가 된거죠?
[기자]
이 달력 문제로, 아까 말씀드렸던 자승 전 총무원장이 어제 불자 시민단체에 고발을 당했기 때문인데요.
서울중앙지검에서의 장면, 잠시 보시겠습니다.
[이도흠/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어제) : 우리는 사기와 국고보조금 횡령죄로 자승 전 원장과 김용환 사장을 고발하고자 합니다. 자승 전 원장은 단순한 자연인이 아니라 지금 현재에도 조계종 적폐의 핵심입니다. 사회로 치면 민주당과 자한당을 합친 것처럼 모든 여러 정파를 통합한 불교광장의 실질적인 실세입니다. 자승 전 원장에 대한 즉각적인 수사가 이뤄져야만 불교의 정의가 확립된다고 봅니다.]
[앵커]
자승 전 총무원장이 이 달력 사업을 하면서 국고를 횡령했다는 주장인거죠?
[기자]
달력은 '조계종출판사' 에서 만드는데요, 이 달력을 만든 시점, 그러니까 2012년에 자승 전 총무원장이 여기 대표이사로도 있었습니다.
2012년 5월 이 출판사가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라는 곳에 이 고급달력 2000부를 만들어주기로 계약을 하는데요.
[앵커]
2000부면 한 부에 5만 원이니까 1억 원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 문화사업단은 조계종에서 템플스테이 같은 문화 사업을 하는 곳인데, 예산 대부분이 국고 지원을 받습니다.
저희가 확인해봤더니 이 달력 제작에 사용했던 1억 원도 전액 국고였다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런데 실제 출판사는 500부만 납품을 했고요, 1500부를 남기고 여기에 1000부를 더 찍어 총 2500부의 달력을 확보했거든요.
이 가운데 2000여 부를 되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국고로 달력을 만들었는데 이걸 팔아서 이중 수입을 챙긴거다 , 그 주장인거죠.
[기자]
네, 시민단체에서는 1500부, 즉 7500만 원어치 국고를 이미 횡령했고 여기에 달력을 되팔아 1억 200여만 원을 더 벌어서 총 1억7000여만 원을 횡령한 거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회계상 누락 문제도 있는건가요?
[기자]
이게 출판사 사업이면 회계에 공식적으로 기록해야하는데, 출판사 사장 개인 통장으로 거래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달력을 어디다 판거죠?
[기자]
조계종 소속 사찰에 팔았다는 것인데요. 사찰에서도 이를 두고 말이 많았다고 합니다.
저희와 통화한 한 스님은 "원래 사찰마다 따로 달력을 만드는데 굳이 그게 왜 필요하겠냐", "사실상 강매라며 여기저기서 불만이 많았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앵커]
조계종 쪽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종단 차원에서는 따로 입장을 내진 않았고 대신 출판사가 속한 사업 지주회사인 도반 HC에서 A4 두 장 짜리 입장문을 냈습니다.
여기 시민단체에 반박하는 구체적 자료는 없었지만 다만 "계약은 정상적으로 했고 2013년 종단 감사국에서 특별 감사한 뒤 시정을 했다" 면서 "검찰에 고발한 단체 등에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자승 전 총무원장은 올 봄에 생수 문제로도 시끄러웠습니다. 지난 4월, JTBC 뉴스룸에서 다뤘죠. 보고 이어가보겠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437&aid=0000219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