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 전문가 30명 가운데 절반이 "내년까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리먼브러더스 사태급 대형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내 1위 경제 월간지(ABC 구독 부수 기준) 매경럭스멘이 창간 9주년을 기념해 최근 현대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대학교수, 경제연구소·금융회사 소속 이코노미스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등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경제위기 대진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응답자 가운데 50%인 15명이 "내년까지 대형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고 답했고, 나머지 15명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절반으로 나뉘긴 했지만 미·중 무역전쟁 등 여파로 글로벌 복합불황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회색빛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경제위기가 올 수 있는 시점은 내년 하반기(40%), 내년 상반기(6.6%), 올해 4분기(3.3%)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대형 경제위기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암울하다는 점에는 전문가 대부분이 공감했다. 30명 가운데 29명이 "올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 이하일 것"이라고 전망해 정부(2.4~2.5%)나 한국은행(2.2%)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정부 경제 성적표에 대해서는 43%가 D학점을, 30%가 C학점을, 20%가 F학점을 줬다. 만점인 A학점을 준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잘못한 경제정책으로는 소득주도성장(30%), 최저임금 인상(10.6%), 주 52시간 근무제(10.6%) 등을 꼽았다.
공급 과잉이나 업황 부진으로 구조조정이 시급한 국내 산업은 자동차(16%·복수 응답), 오프라인 유통(12.5%), 건설·건자재(10.7%), 금융·보험(10.7%), 항공·운송(10.7%) 순으로 나타났다. 올 4분기 세계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는 미·중 무역전쟁(73%), 글로벌 경기 침체(13%),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현실화(5%), 일본 무역보복 장기화(5%)를 거론했다.
이동근 현대경제연구원장은 "노동생산성 악화 등으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사실상 1%대 추락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규제를 혁파해 기업의 신성장산업 투자를 늘리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했다.
자세한 설문 내용과 위기를 타개할 산업 정책 등은 매경럭스멘 10월호에서 볼 수 있다.
[안재형 매경럭스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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