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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엄마도 35세 주부도 "너무 분해 난생처음 집회 나왔다"
어푸 | 2019.10.04 | 조회 461 | 추천 1 댓글 0


조국 반대 광화문집회 현장
“서초동 200만 거짓에 참가 결심”
가족 단위 시민들 많이 눈에 띄어
시위대 상당수 청와대까지 행진
황교안 “조국은 감옥 가야 할 사람”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와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이들이 3일 서울시내 광장에 총집결했다. ‘반(反)조국’ 기치 아래다. 범보수 세력이 주도한 집회 역사상 가장 많은 시민이 광화문광장, 서울광장, 숭례문 앞 등 세종대로 일대에 몰렸다. 인파가 계속 쏟아져 들어오면서 지하철역을 빠져나가는 데만 30분 이상 걸리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광화문집회 이후 최대 인파가 몰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조심스레 나왔다. 

3일 서울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마친 보수단체 회원 등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해 사랑채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진이 전송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해 일부 신문사에서 아랫부분이 겹쳐보이게 수신됐습니다. [연합뉴스]


이날 집회는 주최 세력에 따라 여러 곳에서 나뉘어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오전부터 세종대로 곳곳에 세력별로 집회 거점이 만들어졌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교보빌딩 앞, 오후 1시), 일파만파애국자연합(동화면세점 앞, 오후 2시), 한국교회기도연합(서울광장, 낮 12시), 태극기혁명 국민운동본부(대한문 앞, 낮 12시), 자유한국당(세종문화회관 앞, 낮 12시45분), 우리공화당과 천만인무죄석방본부(서울역광장, 낮 12시30분) 등이다.

하지만 세력별 경계는 정오를 넘기면서 무의미해졌다. 오전 10~11시부터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집회 참가 인파가 낮 12시 이후 급격히 몰리며 서울역부터 광화문까지 길이 2㎞, 폭 100m(왕복 10~12차로) 공간에 거대한 ‘인간 띠’가 만들어졌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문 정권, 심판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등의 피켓을 든 채 “조국을 파면, 문재인 정권 퇴진” 등을 외쳤다.

보수 세력이 주도하는 집회에 이처럼 많이 인파가 몰린 건 전례가 없다. 그런 만큼 광장에는 “태어나서 집회란 걸 처음 나와 봤다”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서울 봉천동에 사는 주부 유모(55)씨는 “집회를 한 번도 안 나왔는데 너무 분해서 나왔다”며 “아이가 고3이고 의대를 준비한다. 원래 가족들과 정치 얘기를 안 했는데 이번에 얘기하다 보니 뜻이 맞아 가족들이 다 함께 나왔다”고 했다. 세 살과 다섯 살 된 딸들과 함께 현장을 찾은 주부 김모(35)씨는 “한 번도 집회에 나간 적이 없는데 현 정부가 거짓말로 거짓말을 덮는 게 의롭지 못하다고 생각해 나왔다”고 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서초동 검찰청사 앞 집회 역시 이날 집회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고등학교 교사 김모(34)씨는 “서초동집회를 다 합쳐도 5만 명이 안 될 것 같았는데 200만 명이라고 거짓말하는 걸 보고 집회 참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보수 정치인들도 현장에 총집결했다. 황 대표는 오후 2시쯤 광화문광장의 연단에 서서 “조국은 국정이 아니라 지금 당장 나와 교도소에 갈 사람이 아니냐”며 “새로운 증거가 매일 10건, 15건씩 나오고 있는데 그런 사람을 임명하는 대통령도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지난주 서초동 대검찰청 앞 시위를 보셨나”며 “그들이 200만 명이면 오늘 우리는 2000만 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원외 인사들도 모습을 드러냈다. 시위대는 상당수는 이날 오후 3시20분쯤 청와대 앞 사랑채 인근에서 ‘문재인 하야’ 등을 요구하며 폭력 시위를 벌이다 일부가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한영익·성지원·권유진 기자 hanyi@joongang.co.kr

◇수정: 2019년 10월 4일
청와대 앞 집회 사진을 교체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이 사진과 관련, "전송과정에서 에러가 발생해 일부 신문사에서 아랫부분이 겹쳐보이게 수신됐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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