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더욱 조심해야 하는 질환과 예방법
가을이 빠르게 깊어가면서 차가운 바람이 코끝을 찡하게 건드리는 아침이 그리 낯설지 않다.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환절기에는 아침과 밤 시간이 쌀쌀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환절기에는 건조한 대기와 밤낮의 일교차로 인해 습도가 떨어져 호흡기 질환을 비롯해 알레르기성 질환, 순환기계통 등의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가을철 주요한 환절기 질환을 이해하고 올바른 건강관리를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자.
1. 호흡기 및 알레르기성 질환
가을에는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다른 계절에 비해 더욱 많아진다. 실제 겨울보다는 봄이나 가을과 같은 환절기에 감기와 독감이 더 기승을 부린다. 건조한 대기와 낮과 밤의 기온차로 인해 신체저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호흡기 질환 중 감기는 대부분 별 후유증 없이도 자연 치유되나 자칫 잘못 방치하면 축농증, 중이염, 폐렴 등으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2.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 비염은 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하여 과민 반응을 나타내는 증상을 말한다. 알레르기 천식과 함께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 생기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체질과 주위 천식 유발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나타난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재채기, 콧물, 눈과 코의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알레르기성 비염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면 축농증, 물혹, 중이염 등의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생활환경을 청결하게 유지해 알레르기 유발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또한 미세먼지, 온도 변화, 매연, 화장품 등을 피하고 미세먼지나 꽃가루가 많은 계절에는 외출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며, 애완동물이 원인인 환자는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편이 좋다.
3. 알레르기성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을 오래 두고 방치하거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 기침, 알레르기성 천식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 천식은 폐로 연결되는 통로인 ‘기관지’의 질환으로, 특정 유발 원인 물질에 노출되었을 때 기관지 염증에 의해 기관지가 심하게 좁아져 기침, 천명, 호흡곤란, 가습 답답함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기관지 염증으로 인해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기관지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면 기관지가 막혀 숨이 차게 된다. 천식은 알레르기 원인 물질 등 다양한 위험인자에 의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악화 방지를 위해 흡연, 간접흡연, 음식, 꽃가루 등에 의한 노출을 줄여야 한다. 또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하며, 호흡기 감염에 걸리지 않게 독감 및 폐렴 예방주사를 맞고 추운 날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4. 독감
독감은 일반 감기보다 증세가 심하며 발열, 전신의 통증, 근육통, 두통 등 증상이 동반된다. 일반 감기에 비해 독감은 폐렴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노인, 만성질환자의 경우 독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독감 백신에 따른 면역력은 약 2주가 지나야 생기기 때문에 늦어도 11월까지는 독감 예방 접종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5. 아토피성 피부염
가을에는 건조한 날씨로 인해 피부질환도 증가한다. 피부 질환 중 하나인 아토피피부염은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성장하면서 알레르기 비염, 천식 같은 호흡기 아토피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으로는 심한 가려움증, 피부건조증, 습진이 주요 증상이며 피부 건조는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악화시키며, 낮 동안 간헐적으로 가렵다가 대개 초저녁, 한밤중에 심해진다. 아토피 피부염은 어떠한 피부자극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건조한 가을철에는 피부 보습이 가장 중요하며 보습력이 풍부한 보습제를 아침저녁으로 발라주는 것이 좋다. 또 목욕할 때는 비눗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하며, 세탁 후에는 옷에 세제가 남지 않도록 잘 헹구는 것이 좋다. 집먼지 진드기, 동물 털 등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경우 애완동물이나 카펫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6. 알레르기성 결막염
2017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미세먼지, 꽃가루가 많은 봄, 가을철에 환자가 급증하는 대표적인 계절병이다. 주로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고, 요즘은 이상고온 현상이 계속되면서 계절과 체질에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의 경우 급성 증상은 적절한 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나 자주 재발하고 만성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손을 깨끗이 자주 씻고, 눈은 되도록 만지지 않는다. 가능한 한 창문은 닫아두고, 집안의 습도는 50% 이하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7. 급성발열성 출혈성질환
가을철에는 급성발열성 출혈성질환에도 주의해야 한다. 가을철 발열성 질환이란 주로 9~11월에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증, 신증후군 출혈열, 렙토스피라증 등을 말한다. 야외활동 후 열이 나면 이러한 질환을 의심해 보아야 하며, 단순 감기 등의 가벼운 질환으로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 또한 병원을 방문할 때에는 의료진이 초기 진단을 할 수 있도록 야외활동을 한 사실을 명확히 알릴 필요가 있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주로 가을철 야외활동 시 털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병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나들이, 야외활동, 풀과 밭에서의 작업이 많은 9~11월 가을철에 주로 발생한다. 쯔쯔가무시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나들이, 등산 등의 야외활동 시에는 진드기가 접근하지 않도록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 소매, 긴 바지 등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신증후군 출혈열은 한탄 바이러스 등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행시기의 산이나 풀밭을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잡초가 우거진 풀숲은 들쥐가 서식하기 좋은 장소이므로 주기적으로 잡초를 제거하고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해야 한다. 렙토스피라증은 렙토스피라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하며, 사람과 동물 모두에서 발생한다. 렙토스피라증의 잠복기는 7~12일 정도이며,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 두통, 오한, 심한 근육통 등 증상이 있다. 초기에 항생제 투여 등 치료를 받지 못 하면 균이 간, 신장, 폐 등 거의 모든 신체에 걸쳐 침범하여 심각한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
8. 순환기 질환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순환기 질환에도 주의해야 한다.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되고 혈압이 상승하여 심장에 부담이 오기 때문이다. 혈압이 상승하면 고혈압성 합병증인 심근경색, 협심증, 심부전 등 유발요인이 되므로 환절기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고혈압 등 뇌혈관 질환 등 위험 요소가 있는 경우 환절기 갑작스러운 외부 활동이나 아침 운동 시의 심, 뇌혈관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운동 전에는 실내에서 충분한 준비 운동을 통해 몸을 풀어 미리 따뜻하게 하는 것이 좋다.
9. 찜질방, 사우나 이용에 주의해야
날이 서늘해지면 차갑고 뻐근해진 몸을 풀고자 많이 찾게 되는 곳이 바로 사우나와 찜질방이다. 사우나와 찜질방에서 몇 시간 정도 있다 보면 피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장시간 높은 온도에 노출이 되면 혈관이 확장되어 땀이 나는 과정에서 혈액 순환이 피부로 집중되면서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들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탈수 증상으로 인해 우리 몸의 혈액량이 부족해져 이를 보상하기 위해 심장도 급격히 빨리 뛰게 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증상들은 결국 심장에 부담을 주면서 협심증을 유발하거나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만성 질환자는 사우나나 찜질방 이용에 주의해야 한다.
10. 가을철 건강관리법
가을철은 일교차가 커지고 대기가 건조해지면서 신체 면역력과 저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다. 저항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각종 질환의 감염 위험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저항력이 낮아지는 가을철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C가 많은 음식은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실내 공기가 건조하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기 때문에 실내 환기와 가습기 등을 이용한 적정 습도 유지가 필수적이다.
환절기에는 독감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하며,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과 발을 닦고 양치질을 자주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가을철은 혹독한 겨울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준비기간으로서 중요하기 때문에 체력증진을 통한 건강관리가 필수적이다.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해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관리하여 체력을 키우고, 물을 자주 마셔 인두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 세균과 바이러스 공격을 방어해야 한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두꺼운 옷을 입기 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많은 날에는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며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