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공영방송 전문가들 인용해 보도
2017년 11월 포항 지진으로 붕괴 위기에 몰린 한 원룸 건물./조선일보DB 최근 들어 소규모 지진이 잇따르는 한반도에서 곧 대형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외신에서 제기됐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는 20일(현지 시각) “한반도는 그동안 지진 활동이 활발한 지역은 아니었지만, 지진학자들은 잇따르는 소규모 지진이 앞으로 더 큰 지진의 징조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DW는 “한반도는 전통적으로 ‘불의 고리’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졌다”면서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각판의 이동으로 인해 한국에 ‘뉴 노멀(new normal·새 기준)이 오는 것은 아닌지를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북 완주군에서는 규모 2.8 지진이 발생했다. 완주군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일어나기는 2014년 12월 이후 처음이었다. 그보다 이틀 전에는 북한 강원도 평강 지역에서 규모 3.8 지진이 일어났다.
DW는 “전문가들은 4월 26일 이후 전남 지역에서만 400여 차례 미세한 지진이 이어진 것에 더 깊은 우려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지역은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지진 활동이 보고되지 않았던 곳”이라고 지적했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DW와 인터뷰에서 “전남 지역에서 매우 이례적인 활동이 짧은 시간 내에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며 “과거와 비교해 깊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것도 특이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한반도에서는 지하 10㎞에서 지진이 주로 발생했는데 최근에는 20㎞로 깊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하며,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개인적으로는 2011년 3월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에서 기록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규모로 1900년 이후로 따지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지진이었다. 홍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한반도 동부가 약 5㎝, 서부는 약 2㎝ 동쪽으로 움직였는데 이는 한반도 지각이 약 3㎝ 정도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코가쿠인대 요시아키 히사다 교수는 “별다른 지진 활동이 없던 한반도에서 최근 지진 증가는 우려스럽다”며 “잦은 지진은 경고 신호로 매우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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