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에게서 4,5 년 전쯤에 받았던 볼품없는 파란 비즈 팔찌를 쓰레기통에 버렸다가 다시 주웠다.
지금까지 내 목숨과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하다고 생각해왔던 친구다. 서로 멀리 떨어져 지낸지 3년이 지났지만 소중한 것엔 변함이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이 친구에게 내 목숨을 줄 순 있지만, 내 인생을 줄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과연 내 목숨을 줄 정도로 그 친구가 내게 소중한지 다시 의문이 생겼다. 팔찌는 버려졌다.
다음날 쓰레기통을 뒤져 팔찌를 다시 꺼냈다. 그 친구에 대한 나의 마음을 다시잡았기 때문이 아니다. 그 친구에 대한 완전한 정리를 하기 위해서였다.
더이상 내안에서 특별한 친구가 아닌 그저그런 친구가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알면 그 애는 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마음이 떠나버렸으니 이건 나조차 어쩔 수 없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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