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남자..
내가 어렸을 때
제일 서럽던 기억은
시장에서 엄마를 잃어버린 거였어요.
그럴 땐
난 손등으로 눈물을 닦으며
엄마를 찾아 시장을 헤매다니곤 했죠.
나중에 날 찾아낸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혹시 이다음에 또 엄마를 잃어버리면
그 땐 찾으러 돌아다니지 말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고,
그러면 엄마가 찾으러 오겠다고..
다 큰 후에도 가끔씩
그 때 꿈을 꾸며 울곤했습니다.
대학에 떨어졌을 때,
처음으로 훈련소에서 잠을 자던 날.
그 때처럼 오늘도
이 사람 많은 곳에서
이렇게 다 커 버린 내가 울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움직이면..
지금 저만큼 걸어가고 있는 그녀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녀가 다시 날 찾지 못할까 봐
난 엄마를 잃어버린 꼬마처럼
이 자리에
오랫동안 서있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