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 이정하-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소유하려고는 하지 마라 그 소유하려고 하는 마음에 고통이 생기나니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을 했네 추위에 떠는 상대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만이라도 전해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상처만 생긴다는 것을 알았네 안고 싶어도 안지 못했던 그들은 멀지도 않고 자신들의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 않을 적당한 거리에 함께 서 있었네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 없어도 그들은 서로 행복했네 사랑은 그처럼 적당한 거리에 서 있는 것이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이다. 가지려고, 소유하려고 하는 데서 우리는 상처를 입는다. 나무들을 보라 그들도 서로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지 않은가 함께 서 있으나 너무 가깝게 서 있지 않는 것.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고
그늘을 입히지 않는 것 그렇게 사랑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