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 윤수천- 아내는 거울 앞에 앉을때마다 억울하다며 나를 돌아다본다 아무개 집안에 시집 와서 늘은 거라고는 밭고랑 같은 주름살과 하얀 머리카락뿐이라고 한다 아내의 말은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모두가 올바르다 나는 그럴 때마다 아내를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슬그머니 돌아앉아 신문을 뒤적인다 내 등에는 아내의 눈딱지가 껌처럼 달라붙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안다 잠시 후면 아내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발딱 일어나 종종걸음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환하도록 문지르고 닦아 윤을 반짝반짝 내놓을 것이라는 사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