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소리 -도종환-
지금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울고 있습니다. 아무도 메꾸어 줄 수 없고 누구에 의해서도 채워질 수 없는 가슴 빈 자리 때문에 홀로 울고 있는 이가 있습니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고통에 낯설지 않는 것이라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은 외로움에 익숙해지는 것이라고 그의 울음이 너무 커서 지금은 말할 수 없습니다. 지금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쓰러지고 있습니다. 아무도 바꾸어 설 수 없고 누구도 대신 갈 수 없는 길을 떠난 사랑하는 사람을 가슴에 묻고 뜨거운 돌자갈길을 걸어오며 가슴을 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픔을 이기는 길은 그 아픔까지 사랑하는 것이라고 절망을 이기는 길은 그 절망 끝까지 싸워 나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어도 지금 그들에게는 이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금 서로 손잡아 주어야 할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먼저 눈물 흘린 사람과 지금 눈물 흘리고 있는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