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 사람의 비밀에 연루되지 말아야 한다. 얼핏 보면 비밀이란 달콤한 열매를 나누는 특권과 같은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열매에는 씨도 있고 껍질도 있고 심지어 통째로 집어 먹힐 위험성도 내포되어 있다. 함께 하나의 사과를 먹어야겠다고 했어도 나누어 먹을 땐 껍질만 준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떤 부하는 윗사람이 무심코 흘린 개인적인 비밀을 엿들어 보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거울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윗사람은 자신의 추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그 거울을 호시탐탐 깨어 버리려고 한다. 일단 비밀이 타인의 손아귀에 넘어가면 상대방의 노예나 다름없어진다. 특히 비밀을 아는 사람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그 압박감을 참기 어렵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그는 그 압박감을 어떻게 해서든지 없애고 싶어 하고, 정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일조차도 서슴지 않는다. 또 만일 친구가 적이 되면 일찍이 가볍게 선뜻 흘렸던 비밀도 앙심을 품은 독화살로 변한다. 따라서 비밀이란 절대로 엿듣지 말아야 할 뿐 아니라 발설해서도 안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