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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제왕절개 출산후기>
커피색 | 2011.12.14 | 조회 10,846 | 추천 9 댓글 0

☆ 출산 당일 (11/11 금)


 


7시 15분~ :전처치


9시 00분~ :수술준비 및 마취


10시 04분 : 가온출생


10시 40분 : 수술종료


 


14시 15분~ : 누워서 모유수유 연습


16시 17분 : 방귀 나옴


18시 00분~ : 좌우로 조심스럽게 돌아누울 수 있음 / 옆으로 누워 수유연습


 


<느낌>


 


무통주사를 맞고 있어서인지 마취가 풀렸지만 생각보다 수술부위가 당기거나 아프지 않다. 하지만 혹시라도 아파질까봐 20분마다 무통주사를 꼭꼭 눌러주었다.


무통주사액은 용량이 작지만, 20분에 한번씩 버튼을 눌러 인공적으로 투여해도 수액 빼는 날 까지 충분히 쓸 수 있다.


 


자궁수축주사의 부작용으로 약간 울렁거림과 두통이 있다.


움직일 수가 없어서 누운상태로 오로는 패드로 받아내고 있고, 수술 후 낫느라고 열이 오르는데, 이 열이 식으면서 땀이 무척 많이 나고 있다. 줄줄 흐를정도로...


 


배가 고프다.


전날 아버지 생신이라고 밤 10시에 통닭과 케이크를 먹은 후유증으로 목도 많이 마르고,


2인실을 쓰고 있는데 옆 침대에서 두 부부가 저녁, 야참, 또 야참을 먹는데.. 그 냄새를 견디기도 힘들었다.


 


가온이가 젖을 열심히 빨아주고, 잘 잔다. 모유가 돌 때까지 분유는 먹이지 않기로 했다. 아직 젖은 돌지 않는데, 왼쪽 젖꼭지를 꾹 누르면 유즙이 조금 맺힌다.


 


담당선생님이 회진을 돌며 상태를 잘 봐주셔서 좋았고, 간호사들도 수시로 드나들며 상태를 잘 체크해 주었다.


내가 입원해 있던 기간동안엔 실습생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간호사가 들어올 때면 실습생들도 같이 들어와서 처치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같았다.


 


아기를 낳고난 직후부터 간호사들이 자궁수축하는것을 확인하기 위해 배를 눌러보는데,


배를 누를 때 마다 오로가 울컥하고 나온다.


누르면 꽤 아프기도 하다.


배를 눌렀을 때 딱딱하게 눌러지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늘어났던 자궁이라고 한다.


(간호사가 실습생에게 얘기하는 것 귀동냥..)


살짝 귀동냥 해서 들은 바로는 자궁을 눌렀을 때 단단하게 느껴지면 수축이 잘 되는거라고 하는데.. (맞나 모르겠다)


 


삼성여성병원은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병원으로 유명한데,


저녁에 아기를 잠시 신생아실에 맡겼는데, 전화가 왔다.


신랑이 받았는데 아기에게 분유를 먹이든지 모유를 먹이라고 한다.


아이를 쌩으로 굶길 수는 없다고...


헉.. 모유는 아직 안나오는데, 그럼 분유를 먹이라는 얘긴가?


이건 내가 이 병원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와 상충되는데?


그래서 신생아실에 전화를 했다.


 


" 지금 전화를 받으니 분유수유를 하든 모유수유를 하든 해야 한다고 해서요...


엄마가 원치 않으면 분유수유는 안해주시는 걸로 알고있는데, 어떻게 된건가요?


오늘 출산해서 아직 젖이 안돌아 모유를 먹일 수는 없는데요." 라고 말하니


 


"아, 어머니~ 그 말씀은요 아이를 계속 자게 둘 수 없으니, 깨워서 젖을 물려, 아기가 빨게 하시든지,


아니면 분유라도 수유를 하시든지 하라는 말씀이었어요.


어머니께서 원하지 않으시면 분유 먹이지 말고, 모자동실 하셔서 아이에게 젖을 물려주시면 된답니다~ "


 


신랑이 머리 꼬리 다 자르고 얘기해서 처음에 들었을 때 또 꼭 분유를 먹여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울컥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 약간 퉁명스럽게 얘기했는데.. ^^;;


그래도 여튼 결론은.... 분유수유가 싫으면 모자동실을 꼭 해서 젖을 물려라! 였다.


어려운일도 아니고, 삼성여성병원이 모자동실 시스템이 워낙 강력하다고 들어서 예상했던 바고 해서 얼른 가온이를 신생아실에서 데리고 와서 젖을 물렸는데,


출산 당일엔 산모도 피곤한 만큼, 출산하느라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아기도 무척 피곤해서 많이 잔다고 한다.


그래도 열심히 가온이를 깨워서 젖을 물리고 ,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잠을 잤다.


 


 


☆출산 2일째 (11/12 토)


 


04시 00분 : 금식 풀림 - 따듯한 물 한모금 마심


06시 00분 : 소변줄제거


07시 30분 : 걸어서 화장실로 이동


08시 00분 : 주사바늘 교체 (왼쪽 수술용바늘을 빼고, 오른 팔에 얇은 수액바늘을 꽂음)


 


12시 30분 : 첫 식사 - 미음


 (연세 있으신 아주머니께서 식판을 들고오셔서 그런가.. 김치 국물이 쟁반에 흥건-_-)


 


보다시피... 맨입에 미음인데.. 국물김치도 조금 매웠음


 


 


 


 


<느낌>


 


처음 침대에서 일어나서 걷기위해 침대에서 내려오는데 신랑의 도움을 받아 처음엔 약 2~3분정도 걸렸지만,


열심히 걷고, 방옮기면서 또 걷고, 화장실가느라 또 걷고 하면서 침대에서 내려오는 시간은 1분이내로 단축되었다.


그래도 아직 역시 땅에 발을 딛고 서서 허리를 펴는건 슬로우 모션이다. 배가 많이 당긴다.


*


아기를 낳기전엔 소변이 거의 30분에 한번씩 보고 싶더니, 신기하게도 아기를 낳고나니 소변을 거의 3시간~ 4시간 간격으로 보게 된다.


오로는 이제 많이 배출이 되었는지, 월경할 때 처럼 묻어나고 있고, 그래서 병원에서 준 패드 말고 준비해간 오버나이트 생리대로 패드를 대체했다.


움직이기도 훨씬 편하고, 처리하기도 훨씬 편하다.


음식을 먹으니 대변도 보게 되었다.(대변은 이 날 이후로 꾸준히 하루 1~2회 정도 보았다)


*


수술한 배는 많이 아프지 않다.


어제는 20분 간격으로 무통주사를 꼭꼭 눌렀는데, 이제는 생각날 때마다 그냥 한번씩 누르는 정도이다.


*


오전 8시 경 왼팔에 있던 수술용 바늘을 빼고, 오른팔에 얇은 수액바늘을 다시 꽂았는데, 너무너무 불편하다. 오른손잡이인데 오른팔에 꽂아두니..


그리고 침대에 수액걸이가 왼쪽에 있는데 오른쪽에 수액을 꽂아두니 너무 불편해 얼른 뺐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


삼성여성병원에는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오후 2시~4시까지 샴푸서비스가 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땀이 많이 난 상태... 머리는 한 일주일 쯤 감지 않은것과 같은 형태....


2시 땡 하자 마자 달려가서 샴푸서비스를 받았다.(퇴원하는 날까지 쭈욱~ 2시만 되면 샴푸실로 달려갔다)


진짜 개운하다.


*


미음과 죽을 처음으로 먹었는데...죽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인데도, 풀때기가 왜 그리 맛난지..


우리 신랑이 "잘먹네~"하고 칭찬? 해줄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잘 먹었다. 밤에도 출출할까 싶어 병원 야식 (죽과 우유)을 신청했다.


역시 먹고나니 힘이 더 생기는 것 같다.


*


아이는...


어제보다 많이 깨있고, 깨어있는동안은 거의 젖을 찾는다.


아직 오래 앉아있으면 꼬리뼈가 아프고, 누워있으면 허리가 많이 아파서 앉아서 / 누워서 수유를 번갈아 가며 하고 있다.


아직 젖은 돌지 않지만 아기는 무척 잘 빨아주고 있다.


 


아이가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인지 3.05KG이었던 몸무게는 이제 2860G까지 빠졌다.


걱정이 되어 분유라도 조금 보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상담했더니,


아직 걱정할 만한 수치는 아니고, 아기가 양수 먹었던 것도 토하지 않고 잘 소화시켜서 태변으로 배출하고 해서 빠진것이라고, 하루쯤 더 지켜보자고 한다.


 


누워서 먹일 때 자세가 잘못되었는지...(사실 첫아이때도 유두가 약해서 고생했는데) 이번에도 유두가 많이 상했다.


옷을 입으면 옷에 쓸려서 따끔거린다.


간호사가 와서 보고는 아직 유두크림을 처방받을 정도는 아니고, 대신 앉아서 수유하는 자세로 깊이물리기 연습을 더 해야 할것 같다고 한다.


이날도 역시 거의 온종일 젖을 물리며 하루를 보냈고, 내 침대에 나란히 누워 잠이 들었다.


아이가 신생아 간이 침대에 눕혔을 때보다 내 옆에서 훨씬 잘 잔다. 엄마 냄새가 나서 그런것일까?


 


 


 


☆출산 3일째(11/13 일)


 


06시 00분 수액줄 제거


08시 30분 아침식사



 


 


<느낌>


 


제왕절개 출산 후 제일 힘들었던 날이 아닌가 싶다.


오전에 수액줄을 빼니 무통주사가 더이상 들어가지 않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고 서고, 걸을 때 배가 훨씬 당기고 약간 쓰라린 느낌도 난다.


하지만 심하게 아프지는 않아서 견딜만 하다. 걸을 때 어제보다 조금더 살살 걷고, 침대에서 일어날 때 조금 천천히 일어나면 되고...


수액이  없으니 두 손이 자유로워 너무 편하다!!!


 *


거의 하루종일 젖을 물리지 않으면 먹고, 먹지 않으면 잤다.


이제 열도 많이 식었는지 땀이 많이 나지를 않는다.


그러나 손발에 열이 많은 나는 수면양말을 신고 있다가 땀띠가 나서 가려움에 꽤 고생해야 했고, 결국 수면양말을 벗어던지고야 말았다.


 *


삼성여성병원은 특이하게 산모식과 일반식이 있다.


산모식은 한끼에 6000원. 서민인 나로서는 참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닐 수 없다.


일반식은 2000원. 저렴해서 그런지 산모에게 약간 매울 수도 있는 음식도 서슴없이 나온다.


특히 낮에 먹은 너겟..인지 뭔지.. 는 먹다가 잇몸이 다 까지는 줄 알았다.


너무 딱딱해서..


오늘 하루 먹어보니.. 일반식이라 그런지 이곳의 밥은 그닥 맛이 없다.


산모식은 다르려나 모르겠다.


그리고!!!


식사가져다 주시는 분은 왜그리 미역국물을 철철 흘리시는지..


죽 빼고는 매끼 식판에 미역국물이 ... 숟가락 젓가락을 닦아 써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


아이는....


가온이 몸무게가 2700G까지 빠졌다. 출생시보다 12%정도 빠진거라 분유 보충을 조금 해서 아이 몸무게를 늘려야겠다고 한다.


어쩐지.. 가온이가 어제보다 더 늘어지고 빠는힘도 어제만 못한거 같더라니...


수유 2번하고 분유 1번 보충을 하기로 했다.


내일이 목욕하는 날이라 몸무게는 내일 새벽에 재기로...


 


소변기저귀를 갈 때 보니 피같이 빨간것이 묻어있어 깜짝 놀라 신생아실로 기저귀를 들고 가니, 요산이라는 것이란다.


우리가 소변을 오랫동안 보지 않다가 보면 소변색이 진한 것처럼, 신생아도 오줌을 오랫동안 보지 않다가 한번에 많이 보면 요산이 나온단다.


어제까진 태변을 열심히 보던 가온이가 오늘은 똥도 안싸서, 결국 오후 5시에 항문마사지를 하고 응가를 했단다.


이녀석 먹은게 없어서인가?


 


가온이는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할 땐 신생아실에 맡기고, 식사가 끝나면 데리고 와서 젖을 물리고 만져주고 재웠다.


이녀석은 낮엔 자주 물고 자주 깨고 밤에 깊이 자는 스타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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