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귀쫓는 재뿌리기 풍습이랍니다이날 신랑의 호위를 맡았던 필자의 아버지(최원순·사진 오른쪽·작고)께서 멋쩍어하는 표정이 재미있다. 아버지께서는 생전에 동리 분들에게 좋은 일들을 많이 하셔서 지금도 그 시절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들려주는 분들이 많다. 농사 지으시며 형편이 그리 넉넉지 않았음에도 이웃을 사랑했던 아버님이 그리운 계절,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1955년 겨울의 경기도 화성군 향남면 백토리. 신랑이 신부 집으로 예를 올리러 가는 광경이다.
신랑이 얼굴에 뒤집어쓴 비닐은 동화(재 뿌리기)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동화란 예식 직전 신부집에 입장하는 신랑에게 재를 뿌림으로써 온갖 질병과 잡귀를 쫓는다는, 예로부터 내려오는 풍습이다. 그러나 재를 뿌리는 사람들이 주로 신부 마을의 총각들이었음을 생각하면 그 배경이 무엇이었을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최형근/ 34세·경기도 화성군 향남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