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 핀 율(Finn Juhl) 등 북유럽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의자는 시대를 초월하는 디자인 아이콘이자 소장하고 싶은 작품으로 사랑받는다. 특히 아르네 야콥센의 개미 의자(Ant Chair)는 의자 디자인의 백미를 한 눈에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공간을 채우는 가장 매력적인 소품인 의자. 솔직히 인정하자면 기자는 의자에 대해 문외한이다. 인테리어 매장과 디자인 전시회 등 취재를 통해 조금씩 알게 된 사실은 의자 중 오랜 역사를 가진 고가의 제품들이 많다는 것. 특히 덴마크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아르네 야콥센의 의자는 실용성과 예술미를 갖추며 소장 가치를 지닌 가구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뛰어난 재능은 건축을 비롯해 식기류, 카펫, 조명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됐지만 무엇보다 의자에서 가장 돋보인다.
군더더기 없는 우아한 디자인 의자 1952년 야콥센은 합판을 휘어서 만든 식탁용 의자를 선보였는데, 이 작품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며 수많은 모방 제품이 쏟아질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 허리 부분이 잘록한 등받이와 가느다란 세 개의 다리가 달린 모양이 마치 개미처럼 보인다고 해서 ‘개미 의자’로 불리고 있다. 생물을 연상시키는 우아한 형태는 야콥센만의 특징. 단순한 구조와 간결한 디자인은 완벽하다고 할 만큼 군더더기 없고 아름답다. 가벼운데다 쌓아두기에도 편리해 가정에서는 물론 레스토랑, 카페, 사무실 등 실내와 야외를 가리지 않고 어떤 장소에서든 잘 어울리는 의자로 꼽힌다. 밀라노 트리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으며 주목받게 된 개미 의자는 출시된 이래 500만 개 이상 생산되어 가구 디자인 역사상 가장 성공을 거둔 의자란 호평을 얻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야콥센은 비슷한 모양의 시리즈를 연속해서 발표했는데, 1955년에 발표된 모델 3107은 다리가 세 개 달린 개미 의자에서 진화해 다리가 네 개로 늘어났고 덴마크 모던 스타일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한다. 이 의자의 성공을 바탕으로 야콥센은 1957년에는 에그 의자(Egg Chair), 1958년에는 백조 의자(Swan Chair) 등 걸작 의자들을 내놓게 된다. 야콥센의 손길이 닿은 주방용품으로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실린더(Cylinda) 시리즈가 유명하다. 이음새 없는 원기둥 모양을 기본으로 하여 커피포트와 커피잔, 양념통, 주전자 등을 만들었는데, 이 식탁용 제품 시리즈는 1967년 덴마크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협회 ID상을, 1968년에 미국 인테리어 디자이너 협회로부터 인터내셔널 디자인 어워드를 수상했다.
1 '에그 의자'로 불리는 이 작품은 덴마크 코펜하겐의 SAS 로얄 호텔의 의뢰로 제작됐다. 머리 받침과 등받이, 팔걸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게 특징. 백조 의자와 함께 아르네 야콥센의 조형미를 보여준 대표적인 의자로 꼽힌다 2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실린더 시리즈. 커피포트와 커피잔 등이 있다 3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개미 의자, 개미 의자의 제조사인 프리츠 한센은 다리의 개수를 늘리고 다양한 컬러의 개미 의자를 선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