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임신과 출산은 엄마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아빠의 건강 또한 이 과정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고 한다. 미국 Stanford University의 Alex Kasman 박사와 연구팀은 약 786,000명을 대상으로 출생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아빠를 둔 아기는 출생 후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머물 확률과 저체중일 확률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혈압, 비만, 당뇨병, 암, 우울증 등의 질환이 있는 남성의 아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미숙아로 태어날 확률이 19%, 저체중일 확률은 23%,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머물 확률은 28%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은 여성은 임신성 당뇨병이나 자간전증 같은 임신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아빠의 건강이 신생아의 건강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지만 Kasman 박사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사는 “아기는 아빠에게 유전자 절반을 받기 때문에 아빠의 건강이 아기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끼치고, 건강상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은 합리적이다”고 말하며 “이 연구는 임신 전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또한 “아빠의 건강이 좋지 않으면 태아와 엄마를 연결해 영양 공급, 가스교환 등의 기능을 하는 태반과 정자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하며 “건강한 아이를 갖기 위해서는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의 건강에도 신경을 쓰고 안전한 출산을 위한 산전 관리에 아빠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임신과 불임 학술지인 Fertility and Sterility에 발표되었으며 Health Day 등에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