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강지환이 자신에 대한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피고인 발언 중에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최창훈 부장판사)는 2일 오후 성폭행·성추행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지환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해당 공판에서는 공소사실 쟁점을 정리하고 국민참여재판 의사 등을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됐다.

이날 강지환은 짧게 머리를 자르고 연갈색 반팔 수의를 입은 채 법정에 들어섰다. 검찰은 “피고인(강지환)은 지난 7월 9일 (강지환의) 자택 2층 방안 침대에서 피해자 A씨가 술에 취해 잠이 들어 항거불능에 있는 상태를 이용해 강제추행 했다. 또 같은 장소에서 A씨가 ‘뭐하는 거냐’고 물었지만, 술에 취해 잠이 들어 항거불능이던 B씨를 대상으로 1회 간음했다”고 공소이유를 밝혔다.

이미지 원본보기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강지환이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사진=천정환 기자강지환 측 변호인은 “언론의 관심이 많은 사안이기에 언론이 의식될 수밖에 없다”며 “고소 사실에 대한 기본적 입장과 간단한 변론을 하고, 피고인의 솔직한 심정을 모두발언에서 몇 가지만 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해당 사건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에게 어떻게 사죄해야 할지 스스로도 두려운 마음이다. 뼈저린 반성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사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지환의 상황을 대신 전했다.

강지환 측 변호인은 또 피해자 측을 향해 “피해자들에게 피고인의 심정을 전해주고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최대한 배상할 수 있도록 노력함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

강지환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일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피고인 스스로 부끄로운 일이지만 사건에 대해서 제대로 기억을 못하고 있다. 기억이 연결되지 않는 것은 경찰조사, 접견 과정에서 피고인이 일관되게 보여준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가 “공소 사실을 자백한다는 취지인가”라고 묻자, 강지환은 짧은 한숨을 쉰 뒤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잘못했다고 생각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미지 원본보기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강지환이 첫 공판에 출석했다. 사진=천정환 기자이러한 강지환의 말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백을 하는지 명확히 하는 게 좋겠다”며 “자백으로 보기에는 거리가 있고 공소사실에 나타난 사실 관계는 모두 인정하지만 당시 사건의 모든 기억은 분명치 않다는 진술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들은 열상 등 2주 진단을 받았고 현재 신경쇠약과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향후 PTSD 장애 진단 가능성이 있다. 해당 진단서를 향후 증거로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지환 측은 이날 공판에서 CCTV 증거와 사건 발생 전까지 함께 있던 인물 등 2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당시 술자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또 당시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고 증인 요청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강지환은 지난 7월 9일 경기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외주 스태프 여성 2명과 술을 마시고 이들이 자던 방에 들어가 각각 성폭행,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강지환은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건 기억이 나지만 이후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부인했지만 구속 이후 혐의를 인정했다. 당시 TV조선 드라마 ‘조선생존기’에 출연 중이던 강지환은 해당 사건으로 인해 드라마에서 불명예 하차하고, 소속사였던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전속계약을 해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