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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
‘세젤예’ 이 세상 모든 엄마를 위한 헌정극
sarang mom | 2019.09.23 | 조회 175 | 추천 0 댓글 0

'세젤예'가 작정하고 시청자들을 울리며 종영했다. 박선자(김해숙 분)의 강렬한 죽음 엔딩을 통해 '세젤예'는 무엇을 남기고자 했을까.

방영 내내 말많고 탈많았던 KBS 2TV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이하 세젤예/극본 조정선/연출 김종창)은 지난 9월22일 많은 관심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은 작정하고 슬펐다. 폐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박선자(김해숙 분)가 보통 최종회 방송 말미 주인공이 숨을 거두는 여타 주말드라마와 달리 최종회를 하루 앞두고 한 발 먼저 세상을 떠났고, 최종회에서는 박선자가 떠난 뒤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가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남겨진 딸들은 엄마를 떠올리며 연신 눈물을 쏟았지만 이내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고, 웃음을 되찾았다. 맏딸 강미선(유선 분)은 의젓하게 동생들을 이끌었고, 작은 엄마인 전인숙(최명길 분)이 박선자의 유언대로 이들의 엄마가 되어주기로 했다.

막판에는 한꺼번에 사이다 전개가 터졌다. 악녀 나혜미(강성연 분)는 아들까지 빼앗긴 채 맨몸으로 쫓겨났고, 전인숙은 그런 그녀에게 통쾌하게 일갈했다. 또 회장직에서 내려온 독불장군 한종수(동방우 분)는 병원에 누워 손주가 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려야 하는 어린 아이 신세가 됐다.

비록 한 회의 절반 이상을 장례식, 입관식 장면으로만 체운 '세젤예'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엄마의 죽음, 그 이후를 이토록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세젤예'가 전하고자 했던 의도는 충분히 시청자들에 전달됐다는 평이다.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시청자들을 공감케 했고, 반성케 한 '세젤예'는 부모가 옆에 있을 때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만들었다.

박선자는 자신의 옷과 화장품은 아껴쓰면서 한평생 자식들만 생각하며 산 이 시대의 어머니상이었다. 평생 설렁탕을 팔며 자식 뒷바라지에만 힘썼고, 손주까지 손수 키웠다. 심지어 자신의 몸이 너덜너덜해지는지도 모른 채 죽기 전까지도 자신들 걱정만 하다 떠난 박선자. 평생 고생만 하며 살다 간 박선자를 두고 모두가 '세상이 불공평하다'고 이야기하지만 부모는 마음처럼 늘 곁에만 있을 수 없는 존재다. 남겨진 딸들은 엄마한테 부끄럽지 않은 딸로 살아가기로 다짐하고,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늘 곁에 있을 것만 같았던 엄마가 갑자기 없어졌을 때를 상상하며 눈물을 펑펑 쏟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엔딩을 장식한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다. 하루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는 내용의 시는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고 많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엄마 사랑해" "엄마 미안해" "엄마 고마워"라는 딸들의 연이은 고백은 시청자들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다. 박선자의 각기 다른 세 딸은 현실에 존재하는 이 시대의 딸들이며, '세젤예'는 '막장극'이라 욕을 먹으면서도 꿋꿋이 제 갈 길을 간, 이 세상 모든 엄마를 위한 헌정극이었다.

한편 '세젤예'는 8회 연장하고 포상휴가까지 계획하는 등 자축하며 끝을 맺었다. KBS 주말극임에도 불구, 시청률 30%(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중반대를 넘기지 못했지만 최종회에서 자체최고시청률 35.9%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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