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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우리 할매가 즐겨쓰는 경상도 사투리 BEST 3 콜라병 | 2012.03.03 | 조회 17,026 | 추천 41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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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매가 즐겨쓰는 경상도 사투리 BEST 3
어렸을 때 부터 경상도에 살아왔고, 지금 집이 대구인 저는 명백한 경상도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블로깅을 하며 최대한 표준어를 쓰려고 노력하였는데, 행여 글을 쓰다 경상도 사투리가 무의식적으로 나와 버렸을까봐 살짝 걱정이 되기도 하네요. ㅎㅎ 지난 주말에 증조할머니댁에 다녀왔습니다. 1919년생인 저희 증조할머니께서는 아직 건강하신데요, 다음 기회에 증조할머니만의 장수비결를 공개하는 것도 괜찮은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경상도 사투리로 할머니를 할매라고 하는데요 (이 정도는 다 아시죠? ㅋㅋ), 오늘은 '우리 할매가 즐겨쓰는 경상도 사투리 BEST 3'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예전에 KBS 상상플러스에서 '욕보다'라는 단어가 표준어에도 있음을 알고 깜짝 놀랬답니다. (그 전 까지는 경상도 사투리에만 있는 단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뜻은 약간 다르게 사용되더군요.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서 '욕보다'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표준어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방언의 뜻도 친절하게 나와 있었습니다. 즉, 경상도 사투리에서 '욕보다'는 '수고하다'를 뜻하는 말로서, 형식적인 인사를 건낼 때 많이 쓰입니다. 길을 가다가 아는 사람을 많났을 때 '욕보십니더~'라고 말하면 '수고하시죠?'라며 인사말을 건내는 것과 같습니다. 물론 헤어질 때도 '욕보이소~'라고 말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그럼 수고하세요~'란 의미로 그냥 가벼운 인사치레 정도로 흔히 사용될 수 있는 말입니다.
물론 할머니께서 증손자인 저에게 '욕보다'를 사용하는 경우는 약간 상황이 다릅니다. 제가 무슨 일을 치르고 왔을 때 '욕 많이 봤제'라고 많이 말씀하십니다. 가령 시험이 끝나고 오랜만에 할머니를 찾아 뵐때 할머니께서는 '시험 친다고 참말로 욕 봤데이~'라고 말씀하시는데, 여기서 '욕보다'는 시험공부한다고 수고 많이 했다며 격려를 하는 말입니다. 덧) '참말로'의 뜻은 '정말로'입니다~ ^^
할머니께서 은근히 많이 사용하시는 또 다른 경상도 사투리입니다. 이 단어도 예전에 KBS 상상플러스에서 문제로 출제되었습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나오는 단어입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부사」『방언』 ‘말끔01’의 방언(강원). 강원도에서 같은 뜻으로 쓰이는 방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말끔01'를 연이어 검색하자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말끔01
「부사」 조금도 남김없이 모두 다. 즉, 표준어의 '모두'랑 뜻이 거의 유사한데, '모두'의 의미를 좀 더 강조한 단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실질적인 예를 살펴볼까요? 증조할머니랑 같이 식사를 할 때마다 할머니께서 저에게 건내시는 한마디가 바로 '마카 다 무라~'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전 분명 배가 부를 정도로 음식을 먹었는데 음식이 담긴 접시를 내미시며 할머니께서는 이 마법주문과 같은 한마디를 하십니다. 이미 눈치 채셨을텐데, 바로 '모두 다 먹어~'란 뜻입니다. ex) 마카 커피 주이소 → 모두 커피 주세요. ex) 마카 일 다 보고 온나 → 일 모두 다 보고 오거라.
이 사투리의 경우 표준국어대사전에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질 않네요. 사전에는 등재되어 있지 않지만 저희 증조할머니께서 자주 사용하시는 단어랍니다. 할머니 뿐만 아니라 저도 한번씩 이 단어를 사용한다지요. 증조할머니께서는 높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기억력이 매우 좋으신 편인데요, 과거에 있었던 일을 저에게 묘사해 줄 때 이 단어를 즐겨 사용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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