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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잔잔찌질한이야기(1)
닥스클럽 | 2012.01.12 | 조회 7,492 | 추천 4 댓글 0


이 길고 긴 이야기를 하려면

저의 대학 새내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저희 대학은 아주 조그만한 곳으로 대학 4년을 보내면

오며 가며 이름은 몰라도 그 학번 동기들끼리 얼굴을 다 알게 되는 곳이죠.

 

대학을 졸업할 때쯤이면 온갖 연애관련 소문들을 달게 되고

그런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되는 그런 조그맣고 조그만 학교였답니다.

 

대학 1학년 때 잠깐 CC를 하다 헤어지고

입방아에 질려 다시는 이 학교 사람과는 만나지 않으리요.’ 하고 다짐을 하고

학교 사람과는 썸띵의 썸자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졸업을 코앞두고 동기오빠하나가 소개팅을 권해 오는 것이 아니겠슴까?

자기가 아는 형인데, 우리학교, XX인데


예전부터 너를 한번 알고 싶었다면서

꼭 좀 소개시켜달라고 부탁했다면서요.

 

당시 저는 1년간 도서관에서 책속에 파묻혀 지내면서

연애가 하고 싶어진 상태이기도 했고,

저에게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이 기쁘기도 했고,

이제 졸업하는 마당에 학교에 소문 좀 나면 어떠리요하며 좋다고 했습니다.

 

 

나가서 만나보니 이야기도 잘 통하는 것 같고,

나쁘지 않아서,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사귀기로 했습니다.

 

저보다 4살이 많은 그 남자와

쓸쓸하고 외롭던 그 겨울에 따뜻함도 제법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귄지 한달이 못돼 저희는 졸업을 하고

저는 바로 취직을 하였어요.

그리고 남친은(이하 그인간) 그 해에 취직에 실패를 해서

다시 기나긴 공부에 들어갔답니다.

 

이렇게 신분의 차이(취업준비생, 직장인)가 생긴 것

 

 

괜찮았습니다.

비록 이 인간이 나랑 키가 같고

조금 음습하게 생기긴 했지만 그것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너무 신경쓰이고 거슬리는 게 보이기 시작한거죠...

 

그것은 바로..!!

그 인간의 특이한 습관이었습니다.

 

처음 발견했던 것은 그 인간의 자취방에서 라면을 끓여먹을 때였습니다.

 

라면과 김치를 가지고 와서 상에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먹는데

김치국물 한방울이 라면 봉지에 하고 떨어진 겁니다.

 

그런데 그 오빠는 저랑 이야기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아무렇지도 않게..

봉지를 들어서

입으로 가져가

혀로 할짝.

 

혀로

..

김치국물을 핥아 먹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 었지만 못본 척하며 생각했습니다.

 

.. 그래.. 김치국물이 아까울 수도 있잖아??

자취생이니까 암암..

김치가 비싸니까...

 

하지만 그것은 버릇.

 

 
하루는..

저희 동네에 있는 빵집에서 빵을 사서 커피랑 같이 마시는데..

빵집에 보면 빵 담는 그 쟁반있잖아요..

쟁반위엔 빵 부스러기가 떨어져있게 되고.

 


 


 

 

이 인간은 저랑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하면서

손을 분주히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열심히.. 열심히..

조물조물..

손 끝으로 그 빵부스러기들을 모아...

그 쟁반위에서 새로운 빵창조하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

안돼!!!!

하지마!! 하지마!!!!

!!!!! 지지!!!!!!

 



 

 


 





그리고 그 새로운 빵은 저와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하는 도중에

그의 입으로 .

 

그렇게 사라졌습니다..

 

.. 나의 입 속으로 들어오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ㅜㅜ

 

하지만... 저는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건 내가 가르치면 된다..

그렇게 하면 배아프고 병걸려 라고...

가르치면 된다고 백번이고 천번이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헤어지게 된 계기가 생겼으니...

그건 바로... ㅜㅜ

 

취업에 실패한 이 인간은 학원비 등등이 필요했기 때문에

저와 동종 업계의 3개월짜리 임시직을 구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축하해주었죠..

그날부터 그는 하루종일 일터에서 있었던 일을 미주알 고주알

다 저한테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그 인간이 일하는 곳은 아주 좁은 사회...

사소한 일에도 사람들이 말을 붙여 조금만 잘못해도

수많은 소문을 달고 다닐 수 밖에 없는 곳으로


 

아주아주 조심해야한다구요!!

 

허나 이 인간은 저에게만 직장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고,


직장에다 제 얘기를 역시나 미주알 고주알하고 댕긴 것이죠. 

 

첫 출근을 가자마자, 내 여친은 어디에서 일하고 있다.

이름은 뭐며 그 곳에서 무슨 일을 한다.

등등을 매일매일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말하며

항상 저를 화제거리로 삼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사람들의 의례적인 리액션.

대단한 여친이 있네!” 등의 이야기를 듣고 기뻐하는 듯 것 같더군요.




. 그 인간이 뭐라 하고 다니는지도 다 접수가 되는 이 동네는 레알 좁지라.

 

저는 기가 찹니다.

 

일은 일, 사생활은 사생활.

분리 시키고 싶은 저에게,

각종 뒷말을 붙여주시는 그런 일을 하셨던 겁니다.


글고 언급되는 것 자체도 싫었구요.

 

 

당시 저희가 사귄 지 한달이 조금 넘었을 때였습니다....

 

 

저는 이 인간의 가벼운 입이 두려워졌고,

앞서 말씀드렸던 특이한 식생활까지 겹쳐,

고만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이유를 묻습니다..

이유를 가르쳐주면 깨끗이 헤어져주겠다고 합니다.

 

그래.. 이 사람은 영문도 모르고 있을텐데..

그냥 내가 나쁜년이 되자.’ 하여,

 

"사귄지 고작 한달..

아직 확고하지 않은 우리 관계를 너무 여기저기 이야기하고 다닌다.

나는 일터에서 내 사생활에 대해서 누가 왈가왈부하는게 싫어 조심하고 있다.

그런데 오빠가 내 사생활에 대해서 여기저기 말하고 다닌다면

나는 기분이 나쁘고 불편하다.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게 싫다.

심지어 오빠는 그곳에 3개월간만 일하면 되는 사람인데,

오빤 그곳의 사람들을 어디까지 믿어서

나의 사적인 이야기도 함부로 하느냐."

는 요지의 말을 했죠.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건 깊은 한숨.

 

알겠다. 연락하지 않겠다.”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난다면 제가 제보하지 않았겠죠?? ㅠㅠ

 

 

 

그로부터 2년 반이 지난 어느날...

그 당시의 저는 아주 처절한 연애를 2번 연이어 하고

심신이 몹시 쇠약해져있는 상태였습니다..

 

또한 동종업계의 남자를 만나고 싶다.

내가 하는 일을 천하의 태평한 일로 여기지 않고,

나의 어려움도 이해해 줄 수 있는 같은 일을 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

열망으로 가득한 때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밤..

 

제 핸드폰에는 문자 한통이 옵니다.

"그거 XXX 핸드폰 맞죠? OO대학교 OO학번 OO과였던?"

 

... 누구길래 나의 개인정보를 이리도 잘 알고 있단 말인가..

도저히 쌩깔 수 없는 문자였습니다.

그리고 호기심도 발동했죠.

 

누구신가요?”

나 대학시절에 너랑 진짜 친해지고 싶었는데.. 너는 내가 누군지 모를꺼야.”

 

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지 밝히지 않으시면 스팸처리 하겠습니다.”

.. 미안. 미안. OO과의 OOO 이라고 해.”

 

저는 저의 기억을 대학시절로 되돌리기 시작합니다.

마구마구 돌아갑니다.

이름은 모르지만 얼굴은 아는 무수한 같은 학번의 동기들..

그 중에서도 문자남이 밝힌 과의 얼굴을 하나하나 머리 속에서 스캔.

 

 

검색중....

 

 

!! 누군지 알겠습니다!

! 지쟈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70 넘어가는 남자가 귀하디 귀하다는 우리 대학에서

이 아이는 180 훌쩍 넘는 키를 자랑하고 얼굴도 초큼 훈훈

훈남계열인이었던 것입니다.

 

동종업계 훈남이 뜻하지 않게 스스로 컨택해 온 이 기쁨.

월척이 제 발로 내 그물로 들어오는구나. ㅋㅋㅋㅋ

 

에헤라디야~

 

기쁘게 문자를 주고 받습니다.

 

이 아이 그 다음날부터 폭풍 문자를 보냅니다..

 

조금 귀찮아지기 시작했지만 적절하게 받아줍니다.

이 아이도 저와 직업이 같지만 일하는 곳이 멀었습니다.

저는 경상도, 그 아이는 경기도.

 

거리가 너무 멉니다.

포기하려는 찰나!

이 아이가 주말에 경상도로 저를 보러 온다합니다.

 

이욜.ㅋㅋㅋㅋ

 

대학 때 말한마디도 안 해본 남자아이를

졸업하고 2년이 훌쩍 지나서 보게 된다니 설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만나니 더 훈훈해져 있습니다.

역시 돈을 버니 사람이 때깔이 달라집디다.

 

이 아이는 저의 얼굴을 뚫어져라봅니다.

저는 부크러워집니다.

이 아이는 저에게 예쁘다고도 해줍니다.

저는 고마워집니다.

저는 길에 가다 10초에 한번씩 볼 수 있는 흔하디 흔한 흔녀,


경상도의 촌흔녀입니다.

 

이 아이랑 잘 해봐야겠다고 생각도 잠시 해보고


사귀는 상상도 해봅니다. 기쁩니다.

주말마다 저희 동네로 내려오겠답니다.



제가 미안하다그러지 말라고 하니
,

자기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거랍니다.

보자마자 엄청나게 작업을 걸어옵니다.

 

그러고는 술 한잔 하기로.

그런데 간 곳은 노래주점.. (?)

조금씩 수상해지기 시작합니다..

보통 처음 만나는데 그렇게 폐쇄된 곳에 가자고 하고 그러나요?

 

술을 마시더니 노래를 부릅니다.

허걱.. 근데 노래까지 잘합니다.

제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트를 들킬새라,

도로 얼른 집어넣습니다..

 

헌데.. 노래를 부르더니 제 옆자리로 와서 앉데요..

너무 붙습니다. 저는 엉덩이를 밀어가며 조금씩 도망칩니다.

 

이 아이의 검은마음이 눈에 보입니다.

저에게 달리 원하는 게 있어 보입니다.



갑자기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보냈던

제 이성이 다시 돌아오는 순간이였습니다.

 

제가 노래를 멈추게 하고 진지하게 물어보았습니다.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느냐.”

 

저는 대학시절동안 저희과에 있는 몇명의 여자친구들과만 왕래를 할 정도로

아주 좁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핸드폰 번호도 대학을 졸업할 무렵에 바꿔서

같은과 동기들마저 바뀐 제 번호를 잘 모르고 있었을 뿐더러

저는 인맥이란 걸 만드는 성격이 아니라

제 핸드폰에는 저장된 사람의 수가 채 50명이 안될 정도로 적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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