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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이 세상인심
북기 | 2020.01.27 | 조회 207 | 추천 1 댓글 1

이른바 전국 시대라 하여 수십 개의 나라로 나뉘어 있던 중국 천하가 마침내 일곱 나라로 합쳐지고 있던 때의 일이다. 주(周)나라에 소진(蘇秦)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소진은 장의(張儀)와 더불어 귀곡 선생 밑에서 각국의 제후들을 상대로 하는 변설을 공부하고 삼 년 동안 유랑생활을 했다.

일곱 나라의 왕들을 찾아다니며 변설을 하고 자신들의 뜻을 펼치기 위해서였다.
삼 년 동안이나 천하를 두루 돌아다녔지만 소진의 인물됨을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 데도 없었다. 있다면 조(趙)나라 봉양군 조성(趙成)과 같이 그의 인물됨을 시기하여 오히려 해치려고 하는 인물이 있었을 정도였다.

마침내 소진은 가지고 갔던 노자를 다 써버리고 빈털터리 거지꼴이 되어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 그가 대문으로 들어서자 베틀 위에서 베를 짜고 있던 그의 형수가 콧방귀를 뀌며 빈정거렸다.

"흥, 꼴 좋으시구려, 삼 년 전에는 뭐라도 곧 될 것처럼 집안 살림살이들을 죄다 팔아 떠나시더니, 그래, 뜻은 좀 이루셨소?"
"형수님, 제가 지금 몹시 시장하니 우선 밥이나 한 그릇 주시지요."
며칠 동안을 굶었던 소진이 밥 한 그릇을 청하자 형수는 독을 뿜은 목소리로 말했다.

"흥, 배고픈 줄은 용케도 잘 아시는구려, 우리도 그대가 가산과 집을 다 팔아갔을 때 배가 안 고팠던 줄 알아요?"
형수는 끝내 베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소진은 그 후 일 년 가까이 형수의 눈칫밥을 먹으며 귀곡 선생에게서 받은 책으로 열심히 공부했다. 밤에 잠이 오면 송곳으로 허벅지를 찔렀다.

자신의 변설에 자신이 서자 소진은 다시 길을 떠났다. 먼저 당시 세력이 제일 강했던 진(秦)나라로 가서 혜문왕을 만나 열심히 유세하기 시작했다. 진나라가 6개국을 병합할 수 있는 비책을 말했지만 원래 타국의 유세 객을 좋아하지 않던 진나라 왕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다.

소진은 다시 이번에는 제일 세력이 약한 북쪽의 연(燕)나라로 가서 왕을 만났다. 소진은 진나라를 도와 천하통일을 못 할 바에야 6개국을 연합시켜 진나라에 대항하게 하기 위하여 합종책(合從策)을 시도하라고 권했다. 그의 말을 듣고 난 연나라 왕은 크게 기뻐하여 소진에게 집과 황금을 하사하고, 그에게 6개국을 연합해 달라는 전권을 위임했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소진의 합종책이다. 소진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어 6개국이 동맹을 맺게 되었다. 6개국의 왕들은 제각기 소진의 공로를 치하하여 자기 나라의 정승자리와 많은 황금을 주었다. 소진이 연나라로 가기 위해 주나라의 고향집 앞길을 지날 때 그의 화려한 행차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소진이 자기 집 앞에서 행차를 멈추었을 때 형수와 동생들이 나와서 무릎을 꿇고 영접했다.
소진이 그의 형수에게 말했다
"옛날에 형수님은 베틀 위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거들떠보지도 않으시더니 오늘은 웬일이시오?"

그러자 형수는 머리를 조아린 채 대답했다.
"그때는 그대가 거지였고 지금은 높은 지위와 많은 황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이 말을 듣고 소진은 새삼스레 세상인심을 탄식했다.
"같은 인간인데도 부귀하면 친척도 어려워하고 빈천하면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한다."

"하물며 남이야 어떠할까, 내가 애당초 논밭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면 오늘날 이렇게 6개국의 정승이 어찌될 수 있었으리."
소진은 그의 형수와 동생들에게 많은 황금을 나누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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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린아린이 | 추천 0 |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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