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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토크 | ||||||||
장거리연애 커플의 4주년^^ 제시카 | 2011.09.10 | 조회 17,981 | 추천 65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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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두 살 차이나는 남자친구와 4년째 연애중, 그 중 2년 반은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습니다. 장거리 연애라고 해봐야 서울에서 청주라 진짜 장거리 연애하시는 분들에 비하면야 새발의 피지만...그래도 서로 직장이 있고 하다보니 한 달에 한, 두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장거리 연애커플이지요ㅎㅎㅎ 예전에도 한 번 장거리 커플의 1000일 기념으로 톡이 되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흘러흘러 벌써 4주년이 되었습니다. 또 자랑 한 번 할께요ㅎㅎㅎㅎ
저희는 2006. 8. 26. 사귀기 시작해서 2010. 8. 26. 4주년을 맞이한 커플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저와 오빠는 23, 25살이었지요ㅎㅎㅎ 서로 다른 학교를 다니고 있었지만 제가 사는 집이 남자친구가 사는 대학교 근처라 사귀고 나서부터 1년 반동안은 정말 찰~~싹 붙어서 즐겁게 지내왔습니다. 그러다가 어느새 둘 다 졸업할 시기가 다가오고, 취업을 하게 되면서 장거리 연애가 시작되었습니다. 학생때는 같이 있을 시간은 많은데 돈이 없어 슬펐는데, 직장인이 되고나니 돈걱정은 없지만 만날 시간이 너무 줄어들어버려 넘 슬펐습니다ㅠㅠ 한달에 한 번에서 두 번 정도, 한번은 제가 서울로 한번은 오빠가 청주로.. 더 자주 만날때도 있지만 거의 그정도로 만나면서 2년 반을 보내왔어요.
그러다가 드디어 2010. 8. 26., 우리가 사귄지 4년째 되는 날이 가까워졌습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올해 8월 26일은 목요일이더군요. 그래서 어차피 만나는건 무리라고..그냥 그 주 주말에 제가 서울로 올라가서 데이트를 하기로 약속했었습니다. 마침 저희 둘 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표를 예매하고.. 전 그걸로 4주년 기념을 때울라고-_-;;했었거든요ㅋㅋㅋㅋㅋ
그리고 2010. 8. 25. 전 다음날이 4주년이라는 사실도 일에 치여 잊고 있었습니다. 4주년은커녕..왠지 그 주에 계속 고기가 땡겨서 고기먹고싶다고 서울에 있는 오빠한테 투정만 부렸지요. 고기먹고싶어 삼겹살 삼겹살 삼겹살....ㅋㅋㅋㅋㅋㅋ 그날도 삼겹살 먹고 싶다고 하루종일 땡깡 부리다가 퇴근길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오빠 목소리가 영 까칠하고 기운이 없더라구요. 물어봤더니 아직 8시밖에 안됐는데 자고 있었다고.. 그래서 전 그냥 그러려니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씻고 도라에몽 잠옷ㅋㅋ으로 갈아입고 머리 질끈 묶고 앞머리도 싹~쓸어올려서 머리띠하고, 렌즈도 빼고 왕뿔테안경쓰고 컴터 앞에 쪼그려앉아서 네이트 톡이나 읽고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10시 가까이 되서 남친한테 전화가 왔더라구요. 처음엔 그냥 평소처럼 뭐하냐 저녁먹었냐 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오빠가 "그런데 1층 방에 불이 꺼져있네?"라고 하는겁니다. (부모님은 1층에, 저는 옥상위에 있는 옥탑방 같은 방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그냥 웃으면서 "아냐 불켜져 있을건데" 이러고 말했는데 계속 방에 불이 꺼져있다며 아빠 거실에 계시나보네 막 이런얘기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막 웃으면서 "아~~그러세요??" 막 이러고 코웃음쳤습니다-_-ㅋㅋㅋ 그러면서 낚지 말라고..내가 그런거에 낚일것 같냐고 막 놀렸죠.. 그랬더니 오빠가 계속 낚는거 아니라고 진짜 1층 방에 불꺼져있는거 보인다고 그래서 저는 오빠에게 즐~ 낚지 마라 안낚인다 유치하게 그런걸로 낚냐~~라면서 무려 10여분 가까이 구박만 해댔습니다.
그런데 오빠가 자꾸만 아 그냥 한번만 낚여주면 안돼??라고 하길래 저도 반 장난으로 아~~그래??저희 집앞에 계세요??하고 현관문을 열었는데 헐... 진짜로 저희 집 골목앞에 오빠가 서 있던거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 전 진짜 완전 깜놀해서 도라에몽 잠옷 차림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오마이갓.. 안경끼고 앞머리 홀랑 넘어가고 잠옷차림에 개기름 줄줄 흐르는 얼굴로ㅠㅠㅠ
오빠에게 어떻게 내려왔냐, 내일 출근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고 물었더니 내일 여친과 4주년 기념일이라고 이야기하고 연차쓰고 왔답니다ㅋㅋㅋㅋ 핑계라도 다른걸 댈 것이지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하다니ㅋㅋㅋㅋ 아까 통화할 때 자고있었던게 청주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잠이 들었던거라더군요ㅎㅎ
암튼 급하게 옷갈아입고 나왔는데 뜬금없이 삼겹살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사실 청주 내려와서 다른 곳에서 시간좀 때우다가 12시 땡 치면 그때 짠~ 하고 나타날려고 했는데 제가 하도 고기고기 타령을 해서 아무래도 고기를 먹여야겠다며ㅎㅎ 그래서 저희는 4주년 기념으로.. 삼겹살을 먹으러 갔습니다.ㅋㅋㅋㅋㅋ 그리고 고깃집에서 고기를 구우면서 선물로 사온 목걸이도 걸어주더라구요. 태어나서 남자가 삼겹살 구우면서 목걸이 걸어주는건 처음이었어요ㅋㅋㅋㅋㅋ 그치만 4년쯤 사귀니까 멋있는 레스토랑 뭐 이런거 다 필요 없더라구요ㅎㅎㅎ 막 화려한 이벤트나 근사한 식당은 아니었지만 생각치도 못한 날 함께 있을 수 있다는게 너무너무 고맙고 정말 기뻤습니다.
그리고 4주년인 다음날, 출근했더니 저희 커플이 4주년인걸 아는 직원분들이 오빠한테 사무실로 꽃배달 시키지 말라고하라고 막 뭐라고 하더군요ㅋㅋㅋ 매번 기념일마다 사무실로 꽃바구니가 오니까 배아프다고ㅋㅋ 차라리 치킨이나 족발같이 먹을걸 보내라고 하더라구요ㅋㅋ 그래서 제가 이번엔 꽃다발 안올거라고 말씀드렸죠. 어제 직접 내려왔다고ㅎㅎㅎ 내려와 준것만 해도 너무너무 고맙다고ㅎㅎ 그런데 이남자, 생각치도 못했는데 꽃다발을 들고 사무실에 찾아왔습니다>_< 정말정말 기대도 하지않고 생각치도 않았는데...
둘이 같이 점심을 먹고나서 저는 다시 일하러, 오빠는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생각치도 못한 만남에 가슴이 설레어서 하루종일 일도 손에 안잡히더라구요ㅎㅎㅎ 사무실 직원분들이 4년이나 만났는데도 깜짝이벤트를 하고 싶냐며 놀렸지만 4년이 지났어도 저는 아직도 오빠를 보면 가슴이 떨립니다. 아마 오빠도 그런 마음이니까 깜짝 놀라라고 내려온게 아닐까요?ㅎㅎㅎ
앞으로 5년, 10년이 지나도 지금같은 마음이 계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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