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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지구반대편에서도
태우자 | 2011.06.04 | 조회 5,993 | 추천 3 댓글 0


대학교 4년동안 기숙사 방팅, 과팅, 소개팅을 대량 하였지만

4년내내 혼자 지냈고, 취직을 하고도 대량 소개팅을 했지만 거의 실패했습니다.

제 나이만큼 소개팅을 한 것 같습니다.

 

30번정도의 소개팅은 10%의 성공확률 3번의 연애가 있었지만

30번의 소개팅과 3번의 연애는 다음에 다시 쓰기로 하고요.

 

소개팅 실패의 이유를 굳이 찾자면

연애를 하고 싶다는 강한 의지만 불타올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소개팅을 했기 때문이었겠지요..

 

여전히 외로움에 몸부림치고 있던 2007.

제 친구친구언니가장 친한 친구라며 소개팅을 해준답니다.

쫌 멀죠.. ^^;;

 

그 당시, 얼마 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직업군인이랬어요.

처음 만났을 때 정말 말도 잘 통했고, 애교도 많고 여자를 잘 알더라구요.

무뚝뚝한 남자가 멋있다는 중딩스런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던 저는

처음으로 애교많은 이 남자가 좋아졌습니다.

 

그는 결국, 성인이 된 저의 첫번째 남자친구가 됩니다.

주말이면 거의 제가 부대 근처로 찾아갔고,

평일엔 밤새 통화도 했어요.

싫다는데도 선글라스 선물을 안겨주고, 전 부담스러워서 계속 거절했었거든요,,

꼭 사주고 싶다고 해서 그런 것도 받았어요...

 

그렇게 알콩달콩 한달쯤 지났을까요.

남친은 야간근무를 끝내고 나면 피곤하다며

제가 부대 근처로 오면 잠깐 같이 쉬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다른 동료는 그러는데 참 부럽다면서..

그 쪽 방면에선 정말 순진했던 전,

피곤하면 혼자 푹 쉬는 게 편하지!”

아무렇지 않게 넘겼습니다.



그렇게 전 결국 모텔을 함께 가지는 않았어요
.

그 후에 그는 같이 쉬자.는 말을 더욱 자주 하였고,

진의를 뒤늦게 알아먹은 저는 우린 아직 이르다.”며 거절했습니다,,

 

사귀고 두달쯤.

어느 금요일부터 연락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린 주말에 만나야 했는데요, 주말밖에 만날 수가 없는데,

토요일, 일요일까지 내리 연락두절.

 

대체 왜 연락이 안됐던건지..

 

처음엔 너무 걱정이 되어 친구의 친구의 언니에게도 연락해보고

싸이홈피에도 무슨 일이냐? 어떤 일이던지, 다 받아줄 수 있으니 연락만 달라.”,,,

 

그러다 월요일에 연락이 되었는데..


그는 시간을 갖자고 했어요.

그 주말에 만나서 헤어지자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울면서 뛰쳐나왔습니다.

그리고 집까지 걸어가면서 생각했죠.

붙잡아야겠다고, 전화해서 다시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어요.

 

그 남자는..

네가 걍 나가버려서 난 벌써 집에 가고 있다.

돌아갈 수가 없다. 다시 볼일없다.”고 합니다.

 

밤새 울었던 전,

그 다음날 일요일에 전화해서 울면서 매달렸습니다.

돌아오라고, 연락안됐을때 무슨 일이 있었냐, 내가 뭐 잘못한 거 있냐,

진상을 떨었더랬죠. ,.

 

울고 불던 그 와중에,

피차 마음 상해 그는 선물해줬던 선글라스를 돌려달라더라구요.

부대로 보내라면서 주소를 문자로 넣어줍니다.

고이싸서 보내줬습니다.

안경은 보낼 수 없다는 편의점 알바를 설득하여.. ,.

 

결론은 매달려봤자 오히려 상처만 더 남는다는 것.

그때 알게 되었죠.

 

제 친구들은 연락안된 그 주말에 딴 여자랑 있었을 것이라고 떠들어 댔고,

네가 모텔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차였을 것.

매달리지 않았다면 선물 게워 낼 일까지는 없었을 것 아니냐..;;;;

인정하지만 인정하기 싫었던 얘기들을 줄줄이..

나쁜년들.. ,.

 

그 이후에 떠나는 남자에게 매달리지 말자며 다짐하면서

그래도 난 소중한 것을 배웠으니 괜찮다고 애써 쎌프로 위로하며

딱 사귄만큼만 아프기로 했습니다.

 

그 뒤로 저는 또 제대로 된 연애한번 못해보고

스물아홉.. 서른...

 

그깟 연애, 결혼 안한다!!! 나는 혼자서도 잘살 수 있다!!”

 

굳은 결심으로 해외근무를 결심했습니다.

연애와 결혼에 연연하던 삶을 버리리라 마음먹은 거죠.

 

친구들은 연애하느라 바쁘고

슬슬 결혼하는 친구들은 늘어만 가는데,

내 모냥은 이 꼴.

이럴 바엔 일이나 해야겠단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올해초 지구반대편 낯선 나라에 교민도 전혀 없는 낯선도시에 왔습니다,,

한국인이라고는 남자동료랑 저, 둘뿐이였어요.




우선 집을 구해야 하는데 그 동안 호텔비도 아낄 겸,

한국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숭악한 치안으로 일단은

남자동료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저의 크나 큰 실수의 시작이였습니다.

 

마땅한 집은 쉽게 구해지지 않았고,

그렇게 보름.. 한달..







동료가 그냥 같이 살자고 합니다,,

 

거실하나 방하나인 집이었지만,

동료는 자기는 거실에서 자면 된다하여,

그래서 전 침대만 사들고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한달을 보대끼며 알게 모르게 서로 정이 쌓이더라구요.

낯선 해외생활에서 제가 많이 의지하게 되었고

동료도 절 잘 챙겨줬습니다.

남자에게 처음으로 꽃다발도 받아보았습니다,,

더운나라라 매일 슬리퍼를 신고 다니니까 발뒷꿈치가 딱딱해졌는데

직접 제 발의 각질제거까지 해줍니다.

그런 대접 처음이였고, 감동이였습니다.



결국.. 그날 밤..


혼자자기 싫다는 남자를 받아들였습니다,,

 

결국 커플이 되었지만..

동거란 것이 연애와는 또 다르게 다양한 문제들을 갖고 있더라구요.

게다가 우린, 연애를 하다가 동거를 한 것도 아니고,

서로의 스타일을 전혀 모르고 시작한 동거여서 그런지,

쉽게 풀어나갈 법한 문제들도 서로 오해가 쌓이기 시작했고,

정말 사소한 것들이 부딪쳤어요.

외국생활이라서 더 서로에게 의지하고 기대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서운하지 않아도 될 것들에 서운해집니다.

 

정말 사소한 것들이였어요.

속옷과 양말은 따로 세탁기를 돌려야한다는 저와 뭔 상관이냐는 남자.

반찬은 매번 만들기 힘드니까 한꺼번에 해서 냉장고에 넣는 저와

냉장고에 들어갔다 나온 음식들은 절대 안먹는다며 그냥 버리는 남자.

저는 감기에 걸려서 아팠는데 혼자 오락하고 노는 남자.

(편히 쉬라고 본인할 일을 한 것뿐이라 했지만..) 등등

 

충분히 풀 수 있고 별 것 아닌 일에 마음 상합니다.

잘해줄땐 엄청 잘해줬지만 원래 좀 말이 쎈(!) 이 남자..

 

그래서 전 말투하나에도 마음상하게 되고,

대화로 풀어보려 얘기를 시작하면,

전에 여친에 비해서 너한테는 정말 잘해주는 거.”라고 말했어요.

 

그리도 또 하나 중요한 문제.

잠자리.

제가 오기 전 1년동안을 혼자 살았던 이 남자는

일주일에 3번 정도를 원했어요.

그리 즐기지도 않고, 별 좋음을 느끼지 못하는 저에게는

자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혹시나 외국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 생긴다면??

불안함에 몇번 거절을 하게 됩니다.

 

거절하는 날엔 유독 까칠해졌어요.

저 또한 서운한 마음이 쌓이면서

혹시 잠자리때문에 나랑 사나?’하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구요.

 

전 혼자 속으로 끙끙 앓는 스타일인데 가끔 크게 터져요.

그 남자는 제가 왜 화가 났는 지 모른 상태에서 본인도 화를 냈고,

반복..

 

딱히 갈 곳도 할 것도 없는 낯선 땅에서 매일 붙어있다보니,

서로 너무 편해지게 된건지,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건지,,

알게 모르게 서로 무시하고 막대하게 되었고,



결국 헤어졌습니다
.

 

헤어지고 나서 두달..

미련이 남았지만 친구와 연인 중간의 사이에서 지내다가

또 한번 사소한 일로 싸우게 되었고,,

화가 난 이 남자는 싸운 지 한시간만에 한국행을 결정하더라구요.

 

그리고 그의 싸이를 보니,

내 개 같은 성격이 이 곳에서 더 개지랄같아진다.” 는 말을 남겼더군요.

 

결국 나때문에 간다는건가?

내가 이 남자를 까칠하게 하는구나.

이 말에 전 가 났고 또 싸웠어요.

 

그리고는 한국가기까지 한달..

전 화가 나서 말도 안하고 지냈는데,

제가 그러니 그 남자도 같이 말을 안하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한국떠날 날짜가 다가오고,

전 그 남자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혼자 되는 게 무섭,

제가 잘못했던 것들만 생각나기 시작하면서,

후회와 자책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현명하지 못했던 것,

속으로 쌓아두는 나의 나쁜 습관.. 이런 것만 생각났어요..

미련이 너무 많아서 안되겠더라구요.


결국 붙잡기로 하고 울면서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진작 매달렸다면 안갔을 거라고 했어요.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이 납니다.

 

저는 한국 안들어갈꺼라 본사에 다시 말해보라.”며 빌었고,

그도 사실 한국 별로 가고 싶지 않다,

안가겠다고 상사에게 말해보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 남자도 절 아직 많이 좋아한다

우린 그 날밤을 같이 보내게 됩니다

 

 

 

 

, 그 남자는 그냥 그대로 한국으로 간대요.

그날밤 그 남자가 살부빌 누군가가 필요해

한국안가겠다고 말한거라고는 생각하기 싫습니다.

왜냐면..

 

 

그게.. 사실일꺼니까요.

그렇게라도 잡고 싶은 게 제 마음이었는지도 몰라요..

 

전 또 집착하고 매달렸습니다.

문자 씹히는거야.. 당연하죠. ..

전화해서 난 너무 속상하다고, 투정 부리고 매달리고..

그는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게 없다.”할 뿐이었죠..

 

결국 한국가겠는 이 남자도 밉고,

집착하고 매달리는 찌질한 제 모습도 싫고,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된건지 후회만 잔뜩입니다.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

너무 찌질하다는 거 알아요..

모든 상황을 받아들여야겠지요.

이제 그만 속상해하고 제 할 일하고 혼자 잘 지내려고 노력해야겠지요.

 

연애따위 필요없다고 지구반대편까지 도망왔는데,

아 놔.. 여기까지 와서..

에효.. ㅠㅠ

 

너무 횡설수설 길게 썼게 되었어요..

그래도 이 글쓰면서 마음의 정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일만 생각하고 이 일에만 집착하느라

다른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는데 조금 나아질 것 같아요. 

 

이젠 받아들이고 무덤덤하게 넘기는 일만 남은 것 같습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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