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품 하울’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 유튜버 레나 (사진=유튜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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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김보겸 기자] 유튜브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일부 유튜버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개적으로 댓글 등을 통해 유튜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경제나 근로여건이 녹록치 않다보니 불만이 커진데다 여전히 유튜브 활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으로 보고 있다.
◇“내 월급=유튜버 시급?”…유튜버에 배 아픈 사람들
유튜버의 고수익에 대한 ‘비(非)유튜버’의 상대적 박탈감은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6살 유튜버 이보람양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에 대한 국민청원이 대표적이다. 이 양의 가족회사 ‘보람 패밀리’가 최근 강남에 95억원 상당의 건물을 샀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2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보람양의 유튜브 활동을 제재해달라는 글이 게시됐다. 청원 게시자는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형 유튜브 채널이 일정 이상의 수익을 내지 못하게 해주세요”라고 했다. 보람튜브의 구독자는 1748만명으로, 누적 조회수는 60억회를 넘는다.
유튜버의 명품 구매를 두고 구독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사례도 있다. 76만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 레나는 이에 대해 “고액 하울이라는 컨텐츠가 불편한 분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명품 구매 또한 하나의 컨텐츠”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신모(32)씨는 “한 달 일해서 번 월급보다 유튜버가 방송 한 번 할 때 올리는 수익이 더 높으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박탈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씨의 월급은 300만원 정도다.
◇“유튜브, 노동 아니야” vs “엄연한 창조활동”
전문가들은 유튜브 활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적 인식이 상대적 박탈감을 키운다고 분석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노동과 맞는 수익을 벌 수 있어야 공정하다고 느낀다”며 “유튜브 활동을 간단한 노동이나 유희로 보는 노동자들은 유튜버의 고수익에 대해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유튜버들의 노력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간단해 보이는 콘텐츠로 몇 십억씩 버는 것은 일반 노동자들의 노동가치와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가뜩이나 고용안정성, 임금 등 노동환경이 척박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유튜버 질투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유튜버들은 엄연한 크리에이티브 활동이자 일종의 노동으로 봐달라는 입장이다. 유튜브 1세대 대도서관(40·본명 나동현)은 “유튜브는 거대한 컨텐츠산업”이라며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튜버들은 빨리 시장을 선점하거나 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편집된 컨텐츠의 결과만 보고 유튜브의 활동이 단순하다거나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선입견”이라며 “오히려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유튜브 산업을 기회로 보고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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