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태국인 여성 3명이 대낮에 단체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이 자수하러 찾아온 '한강 몸통 시신' 피의자 장대호(38)를 "인근 경찰서로 가라"며 돌려보낸 바로 다음 날이다. 경찰의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5시쯤 태국인 여성 3명이 의료법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양천구 신정동의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던 세 사람은 취업 비자가 없는 불법 체류자 신분이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50분쯤 양천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일제히 "화장실에 가겠다"고 했다. 남성 수사관 1명이 따라가 화장실 앞에서 기다렸다. 잠시 후 1명이 화장실에서 뛰쳐나와 도망가려 했다. 수사관이 그를 쫓아간 사이 다른 2명이 달아났다. 수사관이 먼저 뛰쳐나간 1명 대신 2명을 잡으려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앞서 도주한 1명은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수사관은 2명마저 놓쳐 결국 3명이 모두 도주에 성공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2명을 이날 오후 7시 20분쯤 경기도 화성에서, 다른 1명을 오후 11시 20분쯤 인천에서 각각 붙잡았다. 양천서 관계자는 "피의자 관리를 허술하게 한 것으로 보고 서울지방경찰청이 감찰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