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넉 달 만에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한 것은 글로벌 교역 둔화와 중국 내 수요 감소 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한국의 ‘성장 동력’인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는 것이 눈높이를 낮춘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미 다른 국내외 경제전망 기관에서는 한국이 각종 대내외 악재로 올해 2%대 경제성장률을 지켜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9개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3%(5월 말)→2.2%(6월 말)→2.1%(7월 말)→2.0%(8월 말)로 1%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 점점 낮아지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OECD는 내년 한국의 성장률 전망도 2.3%로 지난 5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낮췄다. 그러나 OECD는 “최근의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등이 내년 내수 증가로 이어져 내년에는 올해보다 성장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보다는 사정이 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OECD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올해 2.9%, 내년 3.0%로 지난 5월 전망 때보다 각각 0.3%포인트·0.4%포인트씩 낮췄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을 받은 2009년 이후 최저치다.
무역갈등 심화 등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 및 불확실성 확대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면서 대다수 국가 성장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는 게 OECD의 설명이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0.3~0.4%포인트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됐다.
OECD는 구체적으로 ①무역 갈등이 관광 등 서비스 부문으로 확대할 수 있으며 ②중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고 ③영국의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경우 유로존 전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고 ④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으로 금융 불안정성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을 ‘하방 리스크’로 꼽았다.
OECD는 “G20 대부분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하향 조정됨에 따라 세계 성장이 약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금리를 낮추면 경기 침체 정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미국 2.8%→2.4% ▶중국 6.2%→6.1% ▶유로존 1.2%→1.1% 등 15개국의 올해 전망치를 낮췄다. 그러나 ▶일본 0.7%→1% ▶캐나다 1.3%→1.5% 등 3개국은 올랐다. 기획재정부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 하향조정 폭(-0.3%포인트)은 G20 평균 수준이며, 2.1% 성장률 전망은 G20 중 5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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