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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 ||||||
영상 질보다는 자극적인 내용..논란 먹고 사는 '기생튜버' 서현마미 | 2019.09.23 | 조회 343 | 추천 0 댓글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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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매매에 가담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방송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소름이 돋습니다.” 19만 명의 구독자를 지닌 유튜버 정배우는 지난달 한 유명 트랜스젠더 유튜버 A 씨의 성매매 전력을 폭로했다. 구독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정배우는 A 씨의 과거 성매매 업소 후기 글을 증거자료로 제시하거나 A 씨가 영상 내용에 항의하는 통화 내용을 녹음해 들려주는 등 ‘저격’ 영상들을 수차례 찍어냈다. 결국 4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했던 A 씨는 “잘못을 인정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이 사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자 수십 명의 유튜버들은 정배우와 A 씨의 논란을 정리하는 영상을 빠르게 찍어 올렸다. 검색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이런 콘텐츠들을 매일 유튜브 ‘인기 동영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유명 유튜버를 대상으로 하거나 기존 언론 기사를 재가공해 만든 콘텐츠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뜻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들을 ‘기생튜버(기생+유튜버)’라고 부른다. 콘텐츠의 적절성 여부와 관계없이 기생튜버들은 ‘레드오션’이 된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정배우는 콘텐츠 말미에 “유튜버 인성, 피해폭로, 이슈화되고 공론화 시켜야 되는 사건 제보 바란다”는 문구를 덧붙인다. 17일에는 열성 팬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논란을 겪은 유튜버 양팡(구독자 208만 명)을 비판하는 등 이슈몰이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여러 번 올랐다. 인지도가 높아진 정배우와 유명 유튜버 간 갈등은 또 다른 기생튜버들의 타깃이 되며 관련 동영상은 끊임없이 재생산된다. ‘저격’ 영상이 주를 이루는 콘텐츠 특성상, 정배우는 지금까지 유명 유튜버 6명에게 고소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진행상황을 브리핑하기도 한다. “남의 인생을 까 내리면서 돈을 버느냐”는 비판이 많지만 증거 자료를 바탕으로 때론 타깃이 된 유튜버의 사과를 이끌어내는 그의 대담한(?) 행동에 팬들의 응원 글도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기생튜버들은 화제의 이슈나 인물을 검색 키워드에 끼워 넣어 조회수를 높인다. 지난달 먹방 유튜버 밴쯔(구독자 281만 명)가 과장광고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받자 ‘밴쯔 구독자 하락하는 이유’ ‘밴쯔 부활이 어려운 이유’ 등을 제목으로 한 동영상이 수십 건 올라왔다. ‘보람튜브 월 수익 40억은 진실일까?’ ‘대도서관 이렇게 무너지지는 말자’ ‘감스트 논란의 핵심’ 등 기생튜버의 콘텐츠는 유명 유튜버 영상 아래에 배치돼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누린다. 기존 자료에 설명을 덧붙인다는 점에서 각 분야 유튜버의 ‘지식 채널’과 유사하지만, 유명인이나 유튜버를 타깃으로 삼고 마구잡이로 자극적인 이슈를 편집해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부분 유명 유튜버의 콘텐츠를 캡처한 사진을 나열하고, 기사나 댓글을 참고해 음성번역기로 내용을 읽어주는 식이다. 신분 노출을 꺼려 선글라스나 가면을 쓰고 이슈를 설명하는 유튜버도 상당수다. 영상의 질보다는 이목을 끄는 자극적인 내용이 중요하다보니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고 단발적인 조회수 증가로 초기 기반을 다지는 경우가 많다. 지난달까지 기생튜버로 활동했던 이모 씨(28)는 “실시간 검색어를 새로고침하면서 아이템을 찾고 관련 기사들을 ‘복붙(복사, 붙여넣기)’해 빠르게 영상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구독자 대비 영상 조회수가 높아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했다. 기생튜버 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유통회사에서 일하는 김지윤 씨(29)는 “연예인들의 일상을 전하는 TV프로그램처럼 유튜버들의 사건사고를 전하는 채널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출판인 강모 씨(36)는 “검색어 노출을 노리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졌다. 기존 콘텐츠를 재탕한 것처럼 보이는 영상은 거르는 편이다”고 했다. 타인의 고통을 조롱하며 인기를 얻는 행태가 안타깝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내용을 소개해 부정확한 정보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크리에이터 업계 관계자도 “(기생튜버들을) 인지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도 인용 영상 관련 저작권 알고리즘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규제의 사각지대에서 가짜뉴스나 선정적인 콘텐츠가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진기자 newjin@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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