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의 항소심 재판부가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를 대납했다는 검찰의 추가 공소사실과 관련해 미국과 사법공조를 통해 다스의 미국 소송을 대리했던 미국 현지 로펌에 대한 사실조회 신청을 하겠다고 최종 결정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23일 이 전 대통령의 공판기일에서 '에이킨 검프(A'kin Gump)' 로펌이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료 등만 요청하는 내용으로 정리해 미국과 사법공조를 통한 사실조회 신청을 하기로 정리했다.
이날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측이 사법공조 사실조회 신청 관련해 "보통 형사사법 공조 현황을 보면 평균 7개월 이상 걸린다"며 "또 (이 전 대통령 측에서) 사법공조 조약에서 금지하고 있는 사안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려는 의도가 있다"며 사실조회 신청에 관한 변호인 측 의견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9.23/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에 이 전 대통령 변호인은 "절차 지연을 우려하는 검찰 의견을 이해하지 못하지는 않지만, 재판 지연으로 6개월 동안 자택에 칩거한 이 전 대통령이나 변호인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라며 "변호인 측이 제시한 사실조회 질의사항 중 부적절한 게 있다면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 검찰이 안을 마련해 제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재판부는 사실조회 신청은 실체적 진실 발견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밝힌 뒤, 사실조회 대상을 '에이킴 검프'가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자료로 한정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변호인 측은 9월30일까지 질의사항을, 검찰은 10월7일까지 변호인 측 요청사항을 포함해 정리한 최종 사실조회 안을 법원에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가 미국 현지 로펌에 대한 한미 사법공조를 통한 사실조회 신청을 결정함으로써 '에이킴검프'에서 자료가 회신되기까지는 재판 절차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6월14일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금액이 추가로 수십억 확인됐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미국의 대형로펌 에이킨 검프의 김석한 변호사를 통해 삼성에 다스 소송비를 대납해달라고 요청해 67억여원이 전달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첩받은 제보에는 에이킨 검프를 통해 430만달러가 더 전달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재판부는 지난달 21일 검찰의 공소장 변경신청을 허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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