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작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6일까지 사흘째 항공 방역을 실시했고, 야생 멧돼지에 대한 사살 지침도 반복 하달했다. | 4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산림청 헬기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국방부에 따르면 산림청 헬기 7대는 이날 군사분계선(MDL) 이남 500m 지점까지 집중 방역 작업을 벌였다. 군 병력 1949명이 투입됐고, 제독 차량 55대가 동원됐다. 통제 초소를 운영하고 도로 방역을 실시하기 위한 조치다. 항공 방역 작업은 지난 4일 시작돼 이날로 3일째를 맞았다. 정부 관계자는 “헬기를 이용한 항공 방역을 일단 1주일 일정으로 계획해놨다”고 설명했다.
남하하는 야생멧돼지를 포획하는 게 불가능할 경우 사살하라는 지침 역시 재차 하달됐다. 야생멧돼지가 DMZ 남측 철책을 넘어오려는 경우에 한해서다. 군 당국은 지난 6월 한 차례 해당 지침을 하달한 데 이어 최근 이를 일선 부대에 다시 상기시켰다고 한다. 군 당국자는 “항공 방역과 사살 지침에 대해 유엔사와 협의는 물론,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북한에도 통보가 이뤄졌다”며 “현재까지 사살된 멧돼지는 없었다”고 말했다. | 지난 2일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군 당국의 급박한 움직임은 경기 연천군 DMZ에서 발견된 멧돼지 폐사체 혈액에서 지난 2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곳은 DMZ 남방한계선에서 MDL 쪽으로 약 1.4㎞ 떨어진 지점이다. 군 당국은 멧돼지가 DMZ 철책을 뚫고 넘어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지만, 모든 상황을 대비해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추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전날 국방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2018년부터 올해 9월까지 9개 사단 13개소에서 GOP 철책이 파손됐고, 현재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5건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이 ASF 발생 사실을 국제기구에 보고했던 지난 5월 이후로도 파손된 사례는 7건”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삼중 구조로 돼 있는 DMZ 철책이 모두 파손된 사례는 없었다”며 “멧돼지가 철책을 직접 건너오진 못하더라도 사체와 분변 등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오염수나 작은 동물을 매개체로 전파될 가능성까지 고려해 방역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