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는 손흥민을 바라보며 에버턴도 마음이 편치 못했다.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손흥민이 너무나 불운한 상황에 마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에버턴의 캡틴 셰이머스 콜먼은 동료들을 대표해 손흥민을 찾아갔다. 손흥민을 조금이나마 다독여주기 위해서였다.
토트넘 홋스퍼는 4일(이하 한국 시각) 에버턴을 상대로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일정을 소화했다. 결과는 1-1 무승부였다. 토트넘 홋스퍼는 후반 18분 알리가 한 골을 넣었고, 에버턴은 센크 토순이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34분 안드레 고메스에게 위험한 태클을 가하며 레드카드를 받았던 손흥민은 충격에 휩싸인 표정이었다. 고메스의 발목이 어긋났고 자신의 행동으로 그렇게 됐다는 생각에 자책감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정신이 완전히 흐트러진 듯한 얼굴로 피치를 빠져나갔다.
그랬던 손흥민의 모습을 에버턴도 기억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 EPL을 함께 누비며 손흥민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리그의 동료들은, 그가 고메스에게 범한 실수로 심각하게 무너져 내렸음을 깨달았다. 영국 매체 <메트로>에 따르면, 그래서 에버턴의 주장 콜먼은 경기 직후 토트넘 홋스퍼의 드레싱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이야기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홋스퍼 감독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포체티노 감독은 “에버턴이 손흥민을 위로하며 그의 상태가 나아졌다”라면서 “에버턴의 주장 콜먼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가 선수들을 대표해서 왔다”라고 콜먼의 위로 덕택에 손흥민이 조금이나마 평정심을 되찾았다고 언급했다.
너무나 끔찍한 일이 일어난 밤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버턴은 신사다운 모습을 잃지 않으며 이렇게 손흥민을 안아줬다. 구디슨 파크의 캡틴 콜먼이 손흥민에게 전했을 말들은 괴로움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던 손흥민에게 힘이 됐을 게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