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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하우스
happykingdoom1004 | 2020.06.14 | 조회 487 | 추천 0 댓글 1

커피하우스

Coffee house음성듣기 ]

유럽에 커피가 전래된 이후 유럽 각국에서는 커피하우스가 개점하였다. 1650년, 영국 최초의 커피하우스가 옥스포드에 개점한 지 2년 뒤, 파스카 로지(Pasqua Rosee)는 런던의 콘힐지역에 커피하우스를 개점했다. 초기 주변의 적대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런던의 커피하우스는 점차 인기를 얻어, 1700년경에는 런던에 수천 개의 커피하우스가 개점할 정도로 급속히 유행하며 영국의 역사를 바꾸는 장소가 되었다.

커피하우스는 자유롭게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로서 교역과 정치활동, 그리고 사교와 문학의 넓은 마당이 되었다. 초기 이곳은 모든 계층의 남자들에게 문이 열려있는 신사클럽(Gentlemen's club)의 성격을 띠는 일종의 토론장이었다. 커피하우스에서 음료를 마시며 장시간동안 다양한 주제의 토론을 경청할 수 있고, 온갖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한 때 '페니 대학(Penny University)'이라 불리기도 했다.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성격들이 모이며 당시 사회적 기능을 충족시킨 커피하우스는 술집과 대비되면서 영국의 언론과 문학에 큰 영향을 미쳤고, 정치경제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대부분 커피, 차, 초콜릿, 셔벗 등의 음료는 물론 찻잎과 설탕 등도 허가를 받아 판매하였는데 커피하우스마다 판매하는 음료가 똑같지는 않았다. 알코올을 판매한 곳도 있었지만 커피하우스 벽면에 과음과 좋지 못한 술버릇에 대한 주의가 커피와 차가 효능이 있다는 등의 내용과 함께 손님들이 지켜야할 준수사항으로 걸려있었던 것을 보면 알코올음료를 취급하는 커피하우스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런던의 차상인 토머스 개러웨이는 1660년 비싼 찻값에도 불구하고 차 판매고를 높일 계획으로 자신의 커피하우스 벽면에 차의 소개와 함께 건강증진효과와 유용성에 대해 홍보했다. 커피 외에도 차, 설탕, 담배 등 해외에서 건너온 새로운 기호품들로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커피하우스의 급속한 성장과 자유분방한 분위기로 인해 남편을 빼앗긴 주부들, 청교도들, 맥주 양조업자들은 커피하우스를 싫어했다. 특히 당시 남편들은 여성 금지구역인 커피하우스에서 그들만의 자유와 안락을 누리고자 했다.

주부들은 남편의 커피하우스 중독을 참을 수 없었다. 지나친 커피음용이 성생활에 지장을 가져온다는 내용의 '커피하우스에 반대하는 여성의 청원서(Women's Petition Against Coffee)'를 간행하며 커피하우스에 남편의 출입을 막아 달라는 탄원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대응하여 남성들은 '여성들의 청원서에 대한 남성의 답변(The Men's Answer to the Petition Against Coffee)'라는 성명으로 대응했다. 주부들의 호소는 무위로 돌아가고 남성들은 더욱더 커피하우스의 출입이 잦았다. 그 뒤 커피하우스의 여성 출입 금지령이 해제되고 여성들을 위한 토머스 트와이닝의 두 번째 커피하우스 '골든 라이언(Golden Lyon)'을 시작으로 여성의 출입이 가능한 커피하우스가 생기고 여자들도 남자들 못지않게 커피하우스를 이용하게 되면서 이 분야의 남녀평등을 이끌어낸다.

계층간의 차이를 문제 삼지 않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충만한 커피하우스에서는 근대 문화의 다양한 요소들이 탄생하였다. 커피하우스는 찻잔이 놓여있는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서로 의견을 나누었으며, 신문과 새로운 문학사조와 근대과학의 기초가 태동했으며, 상업적 교역과 정치활동의 중심지가 되었다. 오늘날에도 노벨상 수상에 버금가는 영광으로 여겨지는 과학자들의 모임인 왕립협회가 이곳에서 탄생하였다. 그레시안 커피하우스는 화학자인 로버트 보일(Robert Boyle),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Sir Isaac Newton), 로버트 훅(Robert Hooke) 등 영국왕립학회 회원들의 모임장소였다. 17세기 후반 영국에서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커피하우스에서 만나 진행한 대화와 논쟁 그리고 연구발표가 밑바탕이 되어 근대과학의 기초를 확립했다.

영국의 커피하우스(1674년)

영국의 커피하우스(1674년)

커피하우스에서 교환되는 정보는 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에드워드 로이드(Edward Lloyd)의 커피하우스는 항해와 관련된 사람들의 모임장소로 발전하였다. 로이드의 커피하우스에 모인 사람들은 최신 정보를 교환하고, 로이드가 발행한 소식지 '로이드의 뉴스'를 보며 새로운 정보를 접하곤 했다. 점차 로이드의 고객 중 상업이나 선박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보험회사 대리인 그룹이 눈에 띄게 불어났다. 18세기를 지나면서 로이드 커피하우스는 커피하우스라는 본래의 기능을 상실하고, 세계 최대의 보험회사, 런던 로이드 회사(Lloyd's of London)로 성장하였다.

영국 소설이라는 새로운 문학 장르의 탄생 배경에도 역시 커피하우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커피하우스 덕분에 작가들은 여러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함으로써 왕실이나 지배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과 경험 등 현실성 있는 이야기를 그려낼 수 있었다. 자유로운 대화와 논쟁을 통해 문학적 사고의 폭을 넓히며, 간결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전개하는 방법을 배웠다. 다양한 소식과 이야깃거리를 접할 수 있었던 커피하우스에서 모임을 가졌던 작가들은 그 시대의 사상과 정서를 충분히 접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갔다.

당시 영국의 대표작가 존 드라이든(John Dryden), 스위프트, 에디슨, 포프, 스틸, 디포 등의 문인들은 물론 재기에 찬 잡담을 즐기는 사람들 역시 윌(Will)과 바튼(Button)의 커피하우스를 주로 찾았다. 나이와 출신계층은 다르지만 문학적 공동 관심사로 뭉쳐 영국 문학계의 주역으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갔다.

당시 소식거래소였던 커피하우스는 정보를 얻고 기사를 쓰는 편집실로도 이용되었다. 주간지 『태틀러 Tatler』 『스펙테이터 Spectator』가 그 예이다. 『태틀러』의 편집자였던 리차드 스틸은 태틀러의 주소를 과학자들의 정보 교환의 장소인 그레시안 커피하우스(Grecian Coffee House)로 기재하였다. 그는 10여 곳의 커피하우스를 규칙적으로 다니며 정보를 얻어 사교계의 소식과 문학, 학문, 그리고 일반적인 뉴스 등 많은 부분을 커피하우스에 관한 기사로 채웠다.

커피하우스마다 각기 정취가 달라 사람들은 각자의 기호에 맞는 곳에서 즐겼다. 체스 애호가들은 올드 슬로터에, 법률가들은 난도 혹은 그레시안에, 상인들은 로이드, 개러웨이, 조나단에, 성직자들은 트루비, 차일드에, 작가나 문예 애호가는 윌, 바튼 커피하우스 등에서 주로 모임을 가졌다. 각자가 추구하는 기호에 따라 만남의 장소가 달랐던 커피하우스는 정치, 경제, 문화 등 근대문화를 여는 새로운 탄생의 장소가 되었다. 해외 무역에 종사하는 상인을 비롯해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교류와 정보교환을 하는 장으로 영국의 지적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했던 커피하우스는 자연스럽게 클럽으로 바뀌어 갔다.

[네이버 지식백과] 커피하우스 [Coffee house] (홍차 이야기, 2007. 10. 5., 정은희)

 커피하우스는 사업의 메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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