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에는 옛 어른들이 추어탕을 끓여서 몸보신을 했다고해요.
한국세시풍속사전 추어탕[ 鰍魚湯 ] 정의미꾸라지[鰍魚]를 재료로 하여 끓인 국. 미꾸라지는 7월에서 11월까지가 제철로 이때가 가장 살이 찌고 맛이 좋아 가을철 시식으로 많이 이용한다. 내용미꾸라지는 한자로 이추(泥鰌, 泥鰍) 또는 추어(鰍魚)라고 한다. 니(泥)는 진흙 니로 진흙 속에 사는 물고기라는 의미가 있다. 『본초강목(本草綱目)』 권44 인부(鱗部)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이추(泥鰌)는 못에 있다. 길이 3~4치[寸]로 진흙 속에 파묻혀 있다. 가늘고 길며, 몸의 등쪽은 청흑색이다. 비늘이 없고 미끄러워 잡기가 어렵다. 등골을 벗겨내고 국을 끓여 먹으면 맛이 있다. 본성(本性)이 상당히 강건하여 움직임이 대단히 활발하다. 추(酋)란 강하다는 뜻이 있으므로 이추(泥鰌)라고 한다. 미(味)는 감(甘)하고 성(性)은 평(平)하며,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하여 기(氣)에 익(益)하다. 술[酒]를 깨게 하고, 당뇨병 등으로 입이 말라 물을 많이 마셔서 소변을 자주 보는 소갈(消渴)을 풀어준다. 또한 치질[痔]에 좋다.”라고 하였다.
『동의보감(東醫寶鑑)』 권3 「탕액편(湯液篇)」2 어부(魚部)에도 추어(鰌魚, 鰍魚)로 기술하여, “성(性)이 온(溫)하고 미(味)가 감(甘)하며 속을 보하고[補中], 설사를 멎게 한다[止泄].”고 함으로써, 미꾸라지가 가진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이로써 성질이 따뜻하고 몸을 보하는 미꾸라지의 특성으로 인하여,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에 추어탕이 보양식의 하나로 널리 애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추어탕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최초의 문헌은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로서 「인사편(人事篇)」 복식류(服食類)에서 추두부탕(鰍豆腐湯)이란 이름으로 설명하고 있다. “미꾸라지를 물이 담긴 항아리에 넣고 하루에 3회 물을 바꾸어 준다. 이렇게 5~6일 계속하면 진흙을 다 토해낸다. 솥에다 두부 몇 모와 물을 넣고 여기에 미꾸라지 50~60마리를 넣어서 불을 때면 미꾸라지는 뜨거워서 두부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더 뜨거워지면 두부의 미꾸라지는 약이 바싹 오르면서 죽어간다. 이것을 참기름으로 지져 탕을 끓이는데, 이 탕은 경성의 관노(官奴)들 사이에서 성행하는 음식으로 독특한 맛을 즐긴다.”라고 하고 있다. 이처럼 19세기 중엽 추어탕은 상류 계층의 음식이라기보다는 중하류 계층의 음식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추두부탕의 경우는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에 추탕(鰌湯), 별추탕(別鰌湯)이라 소개되고 있으며 그 요리 방법에 대해 자세히 적고 있다. “추탕[미꾸라지국, 鰌湯]에 대해서는 “미꾸라지에 물을 붓고 소금을 뿌리면 대단히 요동을 친다. 2분 동안 두었다가 맹물을 두 번 부으면 진흙을 전부 토해낸다. 찬물에 업진육, 사태육을 넣어 무르도록 끓여서 고기는 꺼내고 국물은 식힌다. 국물이 더우면 밀가루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국물에 밀가루를 걸쭉하게 풀고 두부는 납작납작하게 썰어넣고 고비, 표고, 송이버섯, 삶은 소곱창과 소의 양도 썰어 넣는다. 여기에 생강 다진 것, 고추 다진 것, 파 다진 것을 넣고 불을 들여 타지 않게 휘저어가며 끓이는데, 한 소끔 끓으면 미꾸라지를 재빨리 쏟아부은 후 뚜껑을 닫는다. 미꾸라지가 어느 정도 익으면 뚜껑을 열고 저어가며 끓인다. 완전히 익으면 달걀로 줄알을 쳐서 그릇에 담는다. 먹을 때 후춧가루나 계핏가루를 넣어 국수를 말아 먹으면 좋다. 생강을 많이 넣는 것이 제일 좋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별추탕(別鰌湯)에 대해서는 “두부를 만들어 큰 보자기에 쌀 때 진흙 토해낸 미꾸라지를 넣고 두부와 함께 싸서 눌러놓는다. 이것을 굵게 썰어 위와 같이 만든 국에 넣고 휘저어가며 끓여 먹는다. 모르는 사람은 두부와 미꾸라지를 찬물에 넣고 불을 때면 미꾸라지가 차거운 두부 속으로 뚫고 들어간다고 하지만, 물이 더우면 미꾸라지는 이미 죽기 때문에 두부 속에 들어갈 수가 있으리요 참 웃으운 일이다. 또는 미꾸라지를 삶아서 얼망에 걸러내어 그 물에 밀가루를 풀고 여러 가지 재료를 위와 같이 넣어 끓여 먹기도 한다. 이것은 담백하다. 미꾸라지가 눈이 말똥말똥하면 먹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먹는 조리방법이다.”라는 것이다.
가을에 미꾸라지가 가장 살이 찌고 맛이 좋으므로 추어탕은 가을철의 보양식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조리법이 경상도식, 전라도식, 서울식으로 나뉘는데, 경상도와 전라도는 미꾸라지를 삶아서 얼망에 걸러내는 식은 비슷하나 들어가는 부재료가 다르다. 경상도식은 토란대, 고사리, 숙주나물이, 전라도식은 된장과 들깨즙이 들어간다. 서울식은 사골 삶아낸 국물에 두부, 버섯 등을 넣고 끓이며,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으로 넣는 것이 특징이다. 의의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초가을부터 맛이 나는 추어탕은 단백질, 칼슘, 무기질이 풍부하여, 여름내 더위로 잃은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보양식이다. 현재는 양식을 하여 계절에 상관없이 먹는 음식이 되었으나, 예전에는 여름철 더위와 일에 지친 농촌 사람들에게 요긴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이용되었다. 참고문헌- 이용기. 朝鮮無雙新式料理製法. 永昌書館, 1924년
- 東醫寶鑑, 本草綱目, 五洲衍文長箋散稿, 酒方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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