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야 후회하든 아니하든 원하든 원치 않든 모르는 곳에서 생명과 더불어, 내가 모르는 곳, 사람 모두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온 생명의 응어리다. 밀쳐도 싸워도 끌어안고 울어도, 생명과 함께 어디서 그것이 왔을꼬? (……) 참으로 생사가 모두 한이로다.
-박경리의 ´토지´ 中에서-
<해설 / 문학평론가 정호웅>
박경리(1927-) 의 ´토지´, 그 장강 대하를 이끄는 심층 주제를 담고 있는 부분입니다. 생명과 언제나 함께 하는 것이 한이니 그누구도 한에서 벗어날 수 없지요. 서희나 길상을 비롯, 300여 등장 인물들은 끊임없이 상처 입고 살면서도 그 한의 해소를 향해 줄기차게 걷습니다. 그러나 안전한 해한은 있을 수 없는 것, 다만 그 해한을 향한 치열한 나아감만이 있을 뿐입니다. ´토지´는 그 뜨거움으로 우리에게 한껏 열려 있습니다. (200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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