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달력 -서재환-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난 새끼 비둘기 같은 숫자들이 반듯반듯한 창문을 열고 나와 피어나는 꽃잎의 몸짓으로 줄을 지어 앉아 있다.
하루를 열어주면 푸드득! 잠든 하늘을 깨우며
날아오를 것 같은 숫자들 또 하루를 열어주면 살풋! 꽃씨를 물고 내려 앉을 것 같은 숫자들 종소리를 울려주고 언 강물을 풀어주고 휴전선을 열어줄 것 같은 숫자들이
비둘기장 같은 새해 새 달력 속에 저마다 날아오를 날을 기다리며 푸른 날개를 다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