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바스락거리는 나무잎
하나로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아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