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저녁시간이면 특별한 용건 없이 전화 걸어 몇 시간이고 애기할 곳이 없어졌습니다. 소개팅 같은 거 할 때면 좀 찔리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 마음 들게 할 곳이 없어졌습니다.
특별히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은데 참 많은 것이 달라져 보입니다. 인기스타보다 더 보기 힘든 사람이 생긴 것과 아파도 열이 많이 나도 나 아파 하고 기댈 곳과 열 재줄 손이 없어졌고 생일이나 의미가 있는 날 선물을 고를 일도 기대할 일도 없어진 것이 또 그렇습니다. 토요일 오후나 공휴일 아침이면 당연히 만나고 있어야 하는데 친구를 만나고 있거나 TV를 보고 있으면 이제는 우리가 아니란 걸 실감하게 됩니다. 어떤 이름이 부르고 싶어지거나 어떤 얼굴이 보고 싶어지면 그때마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