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내면적인 깊이를 더해 갈수록 참된 인간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한다. 다이아몬드의 번쩍이는 빛이 그 내부 구조로 결정되듯 인간도 겉보기 보다는 내면을 충실하게 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겉보기만 그럴 듯하게 차리려는 사람은 마치 집을 짓다가 자금이 떨어져서 재료를 제대로 쓰지 않고 품을 제대로 들이지 않고 지은 집과 같다. 입구는 궁전처럼 훌륭해도 집안의 방은 땅속을 파서 만든 움막처럼 조잡하다.
이와 같은 인간과 사귀게 되면 상대방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태연하겠지만 이쪽은 조금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 대충 첫인사가 끝나면 더이상 아무 할말이 없어지고 만다. 처음에는 이곳 사람, 저곳 사람들과 안부도 묻고 의례적인 말을 주고받곤 하지만 금방 수도하는 수도자처럼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만다. 쉴새 없이 넘쳐 흐르는 지식의 샘물에 임을 축이지 않으면 이야기는 말라 버리게 된다.
- 발타자르 그라시안 어록 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