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겠다 내가 어떻게 길을 잃는지
멈추고 싶은데 전진하는 것 나아가고 싶은데 정지하는 것 해저의 지느러미처럼 발목의 결심이 물거품 되는 것 바닥인 줄 알았는데 깊이 또 깊이 가라앉는 것
길을 놓친 발목들을 다 주워 먹고 사사거리는는 배가 부르다
앞서 택시를 탄 사람들이 어디든 당도 했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 단단지 다물어지지 않는 도형처럼 도착지로 향한 삶들은 영영 출발지로 돌아오지 않았다 죽으면서 동시에 성장하는 종족은 그렇다
창밖을 빠르게 지는 슬라이드쇼- 눈을 떼지 않았는데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본 것이 없는데 다른 사람이 되어서 내린다 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모차에 누운 아기는 바퀴를 떠미는 손을 기다리며 웃고 겨드랑이 사이를 파고드는 손을 기다리며 운다
태양의 엄지가 정수를 꾹 눌러 나를 고정시킨다 는 허공을 잡아당기며 겨우 한걸음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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