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을 보여주지 않고 달아오르는 석탄난로 바깥에는 소리 없이 내리는 눈
철길 위의 기관차는 어깨를 들썩이며 철없이 철없이도 운다 사랑한다고 말해야 사랑하는 거니? 울어야 네 슬픔으로 꼬인 내장 보여줄 수 있다는거니?
때로 아무것도 아닌 것 때문에 단 한 번 목숨을 걸 때가 있는 거다
침묵 속에도 뜨거운 혓바닥이 있고 저 내리는 헛것 같은 눈, 아무것도 아닌 저것도 눈송이 하나 하나는 제각기 상처 덩어리다, 야물게 움켜쥔 주먹이거나
문득 역 대합실을 와락 껴안아 핥는 석탄난로 기관차 지나간 철길 위에 뛰어내겨 치직치직 녹는 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