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 후 검사... 말 그대로 부부관계를 가진 후에... 병원에 가서 검사하는 겁니다.
근데.. 이 검사 결과를 듣고... 사실 제대로 된 결과도 아닌데... 괜히 가슴에 못박히는 분들 종종 만납니다.
자.. 이 검사의 의미에 대해서 잘 알고 계셔야 해요...
이 검사의 목적은요,
성관계를 하고 난뒤 자궁경부에 있는 점액을 채취하여 자궁경부 점액의 상태 및 정자의 상태를 보는 검사입니다. 진짜 속궁합을 보는 검사라고나 할까요?
정자가 똘똘하고 충분한지는 성교 후에 검사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일반정액검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성교후 검사는 점액상태만 보자고 하는 검사는 아니에요...
배란 시기의 점액의 상태가 어떤지도 굳이 성교 후에 해볼 필요 없이 그냥 배란기에 점액을 채취해서 검사하면 됩니다.
이 검사는 1) 남편이 확실하게 제 역할을 잘하여 자궁 내로 정자를 잘 쏘고 있는지,
2) 정자와 여성의 몸이 서로 사이가 좋은지 안좋은지를 보기 위한 검사입니다.
정자가 난자를 만나러 가는 여정에서 첫번째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은 자궁경부입니다.
정자가 남성의 penis에서 분출되어 나오면 자궁경부를 향해 돌진합니다. 질(vargina) 내부는 산성환경이므로 정자가 견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얼른 질(vargina)에서 도망을 치려고 합니다. 어디로 도망갈까요? 자궁경부를 향해 도망갑니다. 거기에는 정자가 좋아하는 알칼리 환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궁경부에서는 알칼리성 점액을 분비하고 있거든요...
따라서 난자를 미팅하기 위한 후보들이 더 많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자궁경부에서는 환영을 잘 해줘야 합니다. 그 환영이란 정자가 헤엄치기 좋도록 대문을 활짝 열고 점액을 적당히 잘 뿜어주는 것입니다.
즉, 이 검사는 자궁경부가 과연 정자를 잘 환영하고 있느냐를 검사하는 것입니다.
- 자궁경부 점액이 적절한 상태인지(점도, 양, pH 등),
- 혹시 정자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은지(항정자항체 존재 여부),
- 정자들이 잘 버티고 살아남고 있는지,
를 평가해보는 검사인 것입니다.
어떤 식으로 검사하는데요?
성관계를 가진 후 몇 시간이 뒤에 병원에 가셔서 자궁경부의 점액을 채취해서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몇 시간은? 몇 시간이 적당한지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병원마다 몇 시간 후에 오라는 것이 다릅니다. 2-10시간 정도에 가면 됩니다. 너무 빨리 가면(2시간 이내) 정자가 잘 버티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안되겠구요. 오전 진료가 예약되어 있다면 밤 늦게늦게나 새벽에 관계를 가지셔야 할 것이고, 오후 진료가 예약되어 있다면 아침에 관계를 가지셔야 겠네요... 거..참..
물론.. 성관계 전후에 뒷물을 하고 가면 아니되겠어요. 주의하시구요. 그냥 샤워 정도는 괜찮습니다.
언제 하는 건가요? 이게 사실 꽤 중요한 문제랍니다.
물론 아무 때나 하는 것이 아니구요, 배란일 직전(1-2일전)에 하는 것입니다.
배란일 즈음에 해야.. 자궁경부 점액 상태가 적당한지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겁니다.
배란도 제대로 안되는 사람 붙잡고.. 아무 때나 이 검사를 하고서는.. 결과 안좋다고 그러는 의사들이 간혹 있습니다. 배란 때가 되어야 자궁경부 점액이 정자활동하기에 좋은 양태를 갖는 거거든요...
또.. 배란유도제를 쓴 뒤에 이 검사를 하고서는... 결과 안좋다고 그러는 경우도 있죠. 배란유도제를 쓰면 자궁경부 점액 상태가 나빠질 수 있어요... 성교 후 검사의 결과가 배란유도제 쓴 것 때문에 나빠진 것이지... 원래부터 나빴던 것은 아닐 수도 있답니다... 이거 주의해야 돼요..
여성의 자궁이 아무 때나 문을 열고 정자들을 환영하지는 않습니다. 자궁입구는 보통 때에는 찐득한 점액 마개(점액전)에 의해 막혀져 있어 정자가 쓸데 없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답니다. 그러다가 배란 때가 가까와짐에 따라 차츰 자궁경부의 점액이 묽어지고 정자가 들어올 수 있도록 수로를 터줍니다. (이런 작용은 다 여성 호르몬 분비에 의해 조절되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검사는 실제 정자와 난자가 미팅을 할 수 있는 그 당시의 상태를 봐야 하는 것이므로 배란일 직전에 하는 것입니다. 이해가시죠?
따라서 어떤 방법으로든 배란일을 잘 예상하고 그 전날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런데... 어떤 산부인과들은.. 종종 환자분들에게서 얘기를 들어보니..
배란일을 아는 방법은 다른 글에서 적어 놓았으니 참고해보시구요, 생리를 늘 규칙적으로 하시고, 배란도 규칙적으로 일어나서 자신의 배란일을 잘 알고 있는 분이라면 굳이 별 비싼 검사를 하지 않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어떤 경우에 하는거죠?
물론 배란이 잘 일어나고 있는 경우에 합니다. 배란일을 예측할 수 있어야 검사하는 거니까요.
생리가 1년에 2-3번 있는 분이라면 이미 이 검사를 해 볼 필요도 없이 불임의 원인은 다른 데에 있는 것입니다. 엉뚱한 검사 할 필요 없지요.
이상이 있는 경우라면?
1. 점액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 이것은 여성호르몬(에스트로젠)의 분비가 부족하거나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자궁경부에 염증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 그러네요.
아니면, 배란일을 잘못 잡았거나, 검사 방법이 부적절해서 그럴 수도 있구요.
2. 점액 상태는 괜찮은데, 정자가 비리비리한 경우 - 그냥 일반 정액 검사에서는 괜찮았던 정자가 자궁경부 안에서는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비리비리해지거나, 많이 죽어있거나 그런 경우라면, 자궁경부가 정자를 거부하고 화살을 날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항정자항체가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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