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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출산후기/제왕절개후기/제왕절개수술
박중훈 | 2012.01.10 | 조회 12,056 | 추천 5 댓글 0

2009년 4월15일


오후1시.

예정일을 4일 앞두고

나는 햄버거가 먹고싶어 밖을 나섰다.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고있는데 버스가 내앞을 슥 지나 정류장에 섰다.

기다렸다가 다음버스를타면되는데

나는 왠지 저 버스를 타야만할것같은 생각이들어

나도모르게 열나게 뛰었다.

버스에 올라 자리에 앉았는데 숨이 차올랐다. 헥헥헥.

배가 당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사 생각했다.

'내가 왜 뛰었을까? 바보.'

사람들시선은 아랑곳하지않은채 햄버거 두세트를 시켜서 와구와구먹었다.

'햄버거는 먹어도먹어도 안질려~ 흐흐흐'


 


오후 5시.

뒹굴거리며 티비를 시청하는데 뭔가 흘러내리는 느낌이든다.

팬티를 내려보니 뭔가 투명한젤리속에 딸기쨈같은게 들어있는 이상한액체가..

딱 떠올랐다 '이슬!'

얼른 컴퓨터를 켜고 검색에 돌입.

'이슬 맞구나, 이슬!'

그때부터 기대감 반 불안감 반 ㄷㄷㄷㄷㄷㄷ

점점 기대감은 사라지고 불안감에 안절부절.

'이제 곧 진통이 오겠지? 아프겠지? 아플까?'

불안 초조. 식은땀 대박!

진통이 아직 시작되지도않았는데 괜히 배가 아픈것만같았다.

그렇게 밤새 잠도못자고 초조해했다.


 


2009년 4월16일

새벽3시.

정신이 번쩍든다! 진통이 오는것같다.

신랑을 깨웠다. 병원가야겠다고.

부랴부랴 출산가방을 챙겨들고 병원으로 ㄱㄱㄱ.

'아직 진통아니세요. 집으로 가셨다가 다시 오세요.'

-_-;;;

'진통맞는데요? 진통오는데효??'

....

간호사가 병실한번 슥 보더니

'지금오시면안되세요. 진통이 3~5분간격일때 오시는거세요. 이쪽으로 오세요.'

이미 진통하고있는 산모가 둘이나있었다.

한 산모는 신랑한테 쌍욕을하면서 진통을하고있었다 -_ -;;

쌍욕하는 산모옆에 누웠다. (물론 커튼 다 쳐있음)

너무 무섭고 두려워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간호사가 온다.

'저 수술할껀데요?'

'아~ 수술하실꺼세요? 수술예약하고오신거세요?'

'저 수술한다고요!'

간호사는 내가 수술잡아서온줄아는모양이다.

나는 수술한다는말만 되풀이 또 되풀이. 정신나간사람마냥.

의사쌤이 오셨다.

빙그레 웃으시면서

'수술하시겠어요?'

'넵!!!!'

'저도 두명의 자녀가있는데 수술로낳았습니다. 의료계에 종사하시는분들은 거의 다 수술을하십니다.

그만큼 회복하는방법을 잘 알고있기때문에 그렇게한답니다. 그럼 지금 아직 진통이없으니 9시반쯤에 수술들어가는걸로할게요'

수술을 외치긴했지만 또 두렵다.

'아 괜히 수술한다고했나 ㅠㅠㅠ'


 


아침 9시.

간호사가 들어와서 소변줄 꼽는다. 따끔ㅠ.

제모를 한다. -_ -;;;;

10분정도 기다리니 수술실로 ㄱㄱㄱ.

옆으로 누워 태아처럼 몸을구부리라고했다.

남산만한배라 구부리는게 쉽지않았다.

'더 더 더 더'

척주에 주사를 놓는다.

하반신마취.

몽롱하고 어지럽고 토할꺼같다.

'아기나오면 보시고 재워드릴게요'

'아.. 저 지금 재워주시면안되요. 어지러워요. 토할꺼같아요.'

'아니예요. 좀만 참으세요'

'수술시작합니다'

이소리에 정신이 번쩍!

어지럽고 토할꺼같았던기분이 싹 사라짐.

내 몸이 몇번 좌우로 흔들흔들 거리더니

몇분후에... 아기가 나왔다보다.


의사쌤이랑 간호사쌤이 시계를보면서 얘기하더니

'응애~~~'

또 몇분후... 속싸개에 쌓여져있는 아기를 나에게 보여준다

'음.. 니가 내 뱃속에있었던아기니??'

마취로인해 어떠한 감정도 못느끼겠고 그저 무표정으로 아기를 바라봤다.

'이제 재워드릴게요'


.....

눈을 뜨니 아직도 수술실이다.

간호사 두명이 수다를 떨고있다.

'이제 정신드세요?'

내 다리를 번쩍번쩍들던데 아무런 느낌이없다.

아직 마취가 안풀렸나보다.

그대로 누운상태로 침대를 밀고 엘레베이터에 태워져서 병실로 들어왔다.

신랑하고 엄마가 반겨준다.

간호사가 영양제 10만원짜리있는데 맞을꺼냐고물어서 맞는다고했고 무통주사도 맞았다.

그러나 마취가 풀리고 무통주사가 소용없이 정말 진통하는것처럼 아팠다가 안아팠다가 밤새도록 잠도 못자고 끙끙 앓았다 ㅠㅠㅠ

병실로 온지 1시간후였나?

아기를 데리고왔다.

내 뱃속에서 나온 그대로 머리가 떡이지고 얼굴에 뭔가 이물질같은게 덕지덕지.

하루 지나서 씻긴단다.

바로 젖물리고.. 초유.

수술 당일날 하루종일 금식이다ㅠㅠㅠ

방귀가 나와야 먹을수있단다.

밤새도록 아파서 끙끙앓고있는데 새벽에 방귀가나왔다.

그리고 아침에 미음을먹는데 꿀맛도 꿀맛도 이런꿀맛이있을까?

소변줄은 이틀되던날 뺐던것같다.

그리고 아파죽겠는데 간호사가 자꾸만 일어나서 걸으라고한다. 써글..

정말 죽을힘을다해 일어나 앉았다.

배가 너무 당기고 아프다 ㅠㅠㅠㅠ

그렇게 반복해서 움직이니 그다음날 좀 낫고 그그다음날 좀 낫더라.

이렇게 일주일을 입원하고 퇴원.

조리원으로 ㄱㄱㄱ.


 




비록 내가 겁이 많아서 제왕절개를 택하였으나 후회는 절대없다.

불안 초조했던 내 기분이 그대로 아기에게 전달되어 아기가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거같다.

이러느니 차라리 수술을 택하여 조금이라도 맘편히있는게 아기를 위해서도 나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듯싶다.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는다고해서 아기가 부실하거나 머리가 나쁘다거나 그런것도아니고

하나의 출산의방법일뿐이니 너무 죄의식(?)같은걸 가질필요는없는것같다.


나는 젖도 너무 잘 나와서 우리아들 13개월까지 먹였다.


임신 7개월쯤되면 배가 나오기시작함과 동시에

출산에대한 두려움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는데

자연분만은 정말 독한마음(?) 내가 꼭 해내겠다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한거같다.

나처럼 엄살 심하고 겁많은사람은 절대 성공못한다!!!

어설프게 자연분만 시도했다가 힘만빼고 응급으로 수술하게될지도모르니

신중하게 선택하길바람.


 


제왕절개 수술한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이시점에서


수술자국은 거의 히미해졌다 (개인차있음)


그리고


비가올때면,, 수술부위가 간지러움 -_ -;;;


 


 


이상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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