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와 가족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 것은 아마도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을까'라는 문제일 것이다. 국내에서 출산하는 신생아 70만 명 가운데 무려 3만 명이 크고 작은 기형을 안고 태어난다는 충격적인 소식은 임신부와 가족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고위험 임신부를 대상으로 출산 전에 정밀하게 하는 검사를 '특수 산전 검사'라고 한다. 특수 산전 검사는 일반 산전 검사를 받은 후 이상 소견이 있을 때 받는 검사이지만, 태아의 기형 여부와 조산·임신중독증 가능성을 알아보고 건강한 아기를 낳을 수 있을지 미리 알아보는 검사라고도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주로 기형 여부를 알아보는 특수 산전 검사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부터 자세히 알아보자.
태아의 염색체로 기형을 알아보는 검사
태아의 염색체를 검사하는 것은 주로 유전적인 기형 가운데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기형을 보다 정밀한 방법으로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염색체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형은 다운 증후군, 에드워드 증후군, 파타우 증후군, 클라인펠터 증후군, 터너 증후군 등이다.
태아 염색체 검사는 임신 주수에 따라 세 가지 방법을 시행한다. 가장 일찍 시행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은 '융모막 검사'로, 임신 10주부터 12주까지 가능한 검사이다. 두 번째로는 임신 13주부터 20주까지 할 수 있는 양수 천자 검사가 있다. 다음으로 가능한 검사는 태아 제대 천자 검사로 20주 이상 임신부에게 시행할 수 있다.
융모막(조기 태반) 검사
임신 초기 태아의 조직을 대신해줄 태반 조직 중 일부를 떼내어 염색체 이상을 알아보는 검사법이다. 대개 임신 10주부터 12주 사이에 시행한다. 특히 9주에서 10주 사이에 초음파를 이용해 태아와 태반의 위치를 확인한 후, 자궁경부를 통해 직경 1.2㎜, 길이 17㎝ 정도의 유연한 플라스틱 카테터를 삽입시켜 태반의 일부 조직을 흡입해내서 검사한다(자궁경부 외에 복벽을 통해 샘플링을 하기도 한다). 채취한 태반은 염색체 표본 제작법에 의해 직접 행형을 분석하거나 배양해서 진단한다. 융모막 조직은 수정란에서 유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태아와 동일한 염색체 구성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융모세포 직접 관찰법(1일 이내)과 배양법(8일 이내)을 통해 태아의 염색체를 분석하는 것이다.
양수 천자 검사
양수 천자 검사 역시 다운 증후군이나 기타 염색체 질환을 알아보기 위한 검사다. 양수 검사는 대개 가족 중에 기형이 있는 임신부, 기형아를 분만한 경험이 있는 임신부,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부, 초음파에서 이상이 있는 임신부들을 대상으로 임신 13주부터 시행한다. 이에 반해 양수 천자 검사는 보통 임신 15주에서 17주 사이에 시행하게 되며, 일반 양수 검사에 비해 결과를 빨리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아직은 배도 그다지 부르지 않았는데, 양수를 빼내면 문제가 생기진 않는 걸까? 일반적으로 임신 15주가 지나면 양수의 양은 약 200㏄ 가량이 된다. 따라서 20∼30㏄ 정도의 양수를 채취하더라도 태아에게는 큰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태아 기형이 진단되어 인공 유산이 결정되더라도 오히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시술을 하기 전에 초음파를 이용하여 태아의 수, 태반의 위치, 태아의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 그런 다음 임신부의 복벽을 통하여 양수를 채취한다. 이때 다소 혈액이 섞이더라도 양수 배양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녹색의 양수도 마찬가지로 태아에게 해로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양수가 갈색을 띨 경우에는 약 1/3 정도가 태아를 잃을 수 있으며, 이것은 염색체 이상과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양수 천자 검사 염색체 이상 검진률은 거의 99.9%에 달하지만, 염색체 이상과 관련 없이 발생하는 언청이나 선천성 심장병 등은 확인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를 실시한다.
태아 제대 천자 검사
태아에 관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태아의 혈액을 초음파를 보면서 채취하는 검사법이다. 양수 검사나 융모막 검사보다 위험성은 다소 높지만 태아 염색체 검사 결과를 일주일이면 알아낼 수 있고, 부가적으로 다른 이상의 검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주로 양수 검사 시기를 놓친 임신부들과 임신 20주가 지난 후 초음파에서 이상 소견이 보이는 경우에 시행한다. 이 검사법은 태아 염색체 검사뿐 아니라 태아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 저산소증과 빈혈 진단 및 자궁 내 태아의 수혈 등 꼭 필요한 경우에도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검사는 제대가 태반으로 들어가는 굵은 부위에서 혈액을 채취하기 때문에 혈액 채취가 쉬울 뿐 아니라, 비교적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어려움을 덜어주어서 매우 진보한 검사법이라고 할 수 있다. 검사법은 두 가지다. 먼저 초음파 기계에 내장된 프로그램에 의하여 바늘이 진행하는 방향이 표시되고 이 방향을 따라서 바늘을 삽입하여 제대를 찔러 검사하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정확하긴 하지만 바늘의 방향을 쉽게 옮길 수 없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초음파로 바늘의 전장을 보면서 제대를 찌르는 방법도 있다. 이 경우 제대의 움직임을 따라 쉽게 바늘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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