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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육아 | |||||||||||
시어머님의 간섭.. 어디까지.. 귤귤 | 2011.09.27 | 조회 17,672 | 추천 142 댓글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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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지 1년되었습니다. 남편은 3대 독자로 형님 두명 계시고, 아가씨 한명 있습니다. 전 맞벌이하고 있구요.. 가끔 바쁠 때는 주말에도 출근하구요.. 우선 제가 가장 스트레스 받아하는 건 전화 문제.
저는 거의 매일 시댁에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하루라도 전화가 오지 않으면 굉장히 걱정을 하십니다.(어머님,아버님 모두 다) 남편은 좀 무딘 스타일로 집에 전화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하구요. 한 번 전화를 하면 1시간은 기본이랍니다. 전화비도 정말 만만치 않아요.. 하신 말씀 또하고. 똑같은 말씀의 반복. 물론 걱정되서 그러시는 것은 알겠지만.. 전화하는 것이 차츰 두려워집니다.
가장 많이 하는 말씀은. 아침밥은 꼭 해주라는 말씀. 제가 회사가 더 멀고 7시에 집에서 나가야 하지만, 몸이 아파 죽을 것 같았을 때 2번 빼고 다 차려줬어요. 너무 힘들어서 반찬은 저녁에 간단하게 해두지만 밥이랑 찌개는 꼭 아침에 해줍니다. 든든하게 먹으라고. 그리고 전화로 아침에 뭐 먹었냐고 일일이 물어보세요... 절대 절대 조미료 같은 거 넣지 말라고. (시댁가서 보면 어머님도 조미료 많이 쓰세요...) 아침밥은 꼭 압력솥에다가 해야하고, 혹시나 너 아들한테 설거지 같은거 시키는거 아니지? 이러시고.
저도 회사에서 스트레스 많이 받고, 집에 오면 집안일에 너무 힘든데요.. 어머님은 오전에 잠깐 아르바이트를 하세요. 청소 해 주시는.. 그리고 맞벌이는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맞벌이하면서 살림도 잘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 어머님이 아르바이트 하신지는 2년 정도 되셨구요 그 전엔 전업 주부셨지요..
결혼하기 전에 저는 대기업(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그런 대기업은 아니구요..) 에 다니고 있었는데..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상사와의 갈등으로 그만두고 지금은 중소기업에 다닙니다. 결혼한 후에 몇번이나 이직을 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더라구요. 지금 남편하고 연봉 차이는 크지 않고, 월급으로 따지면 10~20만원 차이나요. 형님 두 분 계시는데 두 분 다 전업 주부로 계시구요.. 아가씨는 저와 동갑인데 취직 준비 하고 계시고.. (몇 년 째..) 제가 예전 회사 그만두고 몇 주 쉴 때 어찌나 눈치를 주시는지.. 하루에도 몇 번 씩 전화하셔서 면접 본 데 어떻게 되었나 물어보시고..
월급은 얼마나 되냐고 여쭤보시고... 아예 남편이랑 제 월급 통장 다 맡기라고 하시기도 했어요. 제가 그건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잘 관리한다고 했구요. 저도 돈욕심이 많은지라 저 꾸미는 거 아끼고, 나름대로 악착같이 모으고 있어요.
저한테 막 뭐라고 하시면서 말씀하시는게 아니라, 조근조근하게.. 차분하게 말씀하시는데 제가 소심해서 그러는건지. 전 상처를 받습니다. 참는게 다가 아닌데 나도 한마디 할까 생각도 들고.. 형님 한 분이 5년째 아기가 안 생기는데, 딸이 혹시나 스트레스 받을까봐 저한테 그러시는거에요.. 아기는 천천히 가지라고. 저나 남편이나 아이를 좋아해서 이제 슬슬 가지려고 준비중인데.. 물론 그게 노력한다고 다 되는 일은 아니지만.. 너까지 임신하면 ㅇㅇ 가 스트레스 때문에 안 좋을 수 있으니, 몇 년 후에 가지라고 하시더라구요..(전 이 얘기를 듣고 집에 와서 많이 속상하고, 많이 울었어요.....)
제가 임신하면, 별로 안 좋아하실 시댁 생각하니 서글퍼지네요..
너무 귀하게 키워 온 아들인데 제가 너무 눈에 안 차시는 걸까요.. 저와 남편은 ..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외모.. 둘 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 절대 아니지요 ^^ 그냥 비슷비슷합니다.. 직업이나 연봉.. 비슷하구요 학교도 같은 대학교 나왔어요.. 결혼할 때 예단비며 예단이며 서운하지 않으실 만큼 보냈고, 지금 살고 있는 집도 제가 모아둔 돈 보탰고 대출 받아서 샀습니다. 혼수 비용 포함하면 시댁에서 집살 때 해준 돈이랑 차이가 많이 나진 않아요.. 어머님께 좋은 점수 받으려고 애교도 많이 부리고, 항상 웃으면서 말씀드리고. 힘들어도 힘든 내색 안하고, 일주일에 한번은 꼭 찾아 뵙고. 갈 때마다 좋아하시는 거 사갑니다. 맛집도 많이 찾아가구요.
반면 저희집엔 한달에 갈까 말까. 이 글 쓰면서 엄마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
어머님은 아르바이트 끝나시고 친구분들을 자주 만나시기에, 8시~9시 사이에 전화를 드리는데 제가 이틀 정도 전화를 못 했습니다.(회사일로 바빠서요..) 정말 난리가 났었습니다.. 아버님, 형님들한테 전화와서 무슨 일 있냐고.. 전화 좀 자주 자주 하라고.. 하루에 한번 1시간씩 통화하면.. 전 많이 하는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제 주변에 물어봐도 전 자주 하는 편이 속하던데요..
제가 새로운 옷을 입으면, 절대 사치 하지 말라고 하시고.. 제가 살이 좀 빠진 것 같으면 다이어트 하지 말라고 하시고.. 화장하지 말라고 하시고.. 민낯이 예쁘면 저도 그냥 다니고 싶어요 어머님.. 만약에 싸우면 무조건 여자가 납작 엎드려서 미안하다고 빌라고 하시고.. 그래야 가정이 평안하다고 하시고.. 회식이 있어도 술은 절대 입도 대지 말라고 하십니다.
전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아침 차리고, 씻고 화장하고.. 7시에 나와서 저녁 7시나 8시까지 근무하고. 집에 와서 어머님께 오늘 하루를 보고(?)드리고.. 토요일에 근무하는 일이 많은데, 간혹 쉬는 날은 시댁에.. 일요일은 무조건 아침부터 시댁에.. 어머님과 교회를 같이 다닙니다. 전 원래 교회 다니는데, 어머님이 다니는 교회로요.. 이것도 여러가지 일이 있었는데.. 간곡히 부탁하셔서 아침에 남편과 함께 시댁으로 가서 어머님 모시고, 교회갑니다.
친정엄마가 보고싶으면 토요일 근무 끝나고.. 아주 잠깐.. 엄마는 저 힘드니까 어서 가라고 하시고. 바리바리 싸주시고..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폭발할 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전부는 아니지만. 이러이러한 점이 너무 힘들고 어머님의 이러한 점이 좀 힘들다 했는데 뾰족한 수는 없고.. 다행히 남편은 저에게 정말 잘해줍니다.. 집안일도 많이 도와주고요. 청소나 분리수거. 음식물쓰레기. 욕실청소. 가끔 요리도 해주고, 설거지도 도와주고.. 성실하고 착한 사람입니다.. 그러니 제가 참고 살고 있는거겠지요??
저는 어머님과 통화하는 시간이 가장 두렵고.. 그 시간이 다가오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무슨 소리를 하실지 모르겠고, 아침에 일어나면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납니다... 다행히 형님과 아가씨는 간섭 안하시고, 잘해주십니다..
어머님은 어떤 일이든지 자신의 뜻대로 하셔야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저 결혼식 때. 웨딩홀부터.. 메이크업,헤어, 드레스.. 다 어머님 스타일대로 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스타일을 말씀드리면, 처음에는 알았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 결국엔 꼭 당신이 원하시는 대로 하십니다..
지하철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살고 있는데, 가끔 같이 살면 어떻겠냐고 물으십니다. 저는 회사 핑계를 대며, 조금 싫은 내색을 했는데 굉장히 서운해 하십니다..
결혼하고 저의 주말은 언제나 시댁에서.. 둘이 같이 놀러도 가고 싶고... 다른 분들도 저처럼 매주 시댁가시는지요.. 궁금하네요..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 해 봅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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