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목적을 분명히 하면 좋은 점은 또 있다. 최근에는 특정 목적을 위해 개발된 금융상품이 많다. 그런데 상품마다 요구하는 가입 기간이 다르므로 투자 목적과 기간을 파악해 이에 부합하는 금융상품을 선택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고교 1학년인 김씨의 아들을 위한 교육자금은 다른 것에 비해 준비 기간이 짧으므로 우선순위로 저축해야 한다. 즉 단기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가능한 한 건드리지 말아야 할 항목이다. 이처럼 투자기간이 짧고 우선순위를 둔 항목은 주식 등 변동성이 큰 상품보다는 안정적인 확정금리 상품이 좋다.
반면에 자녀 결혼자금이나 자신의 노후생활자금처럼 남은 기간이 긴 경우 일시적으로 가격이 출렁이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주식형 펀드나 주가연계펀드(ELF) 등 공격적인 투자 상품을 선택해 기대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만기 10년 이상의 저축성 보험은 단기 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을 뿐만 아니라 비과세 혜택이 있어 목돈 마련에 유리하므로 가입을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연금상품 가입이 필수다. 세제적격연금상품을 이용할 경우 저축 시점에서 소득공제를 받고 수령 시점에서 연금소득으로 과세되므로 과세이연 및 금융소득종합과세 회피를 통한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제비적격연금보험은 당장 소득공제 혜택은 받을 수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하면 원금 이외에 발생한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씨의 포트폴리오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현재 포트폴리오 문제점은 기대수익률이 낮은 머니마켓펀드(MMF) 비중이 지나치게 커서 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운용하지 못해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변동성이 큰 주식형 펀드에 자금을 집중함으로써 단기 수요 자금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MMF 비중을 1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맞벌이인 경우 3개월가량, 외벌이인 경우 6개월가량 생활비에 상당하는 유동자금을 확보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비과세 기간이 종료됐고 주식가격 변동 위험 외에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도 고려해야 하는 등 국내 주식형 펀드에 비해 위험은 크고 기대수익률은 낮으므로 점차 환매해 국내 주식형 등으로 교체한다.
일반적으로 가입기간 10년 전후를 분기점으로 변액연금보험의 사업비 수수료가 펀드 수수료보다 낮아진다. 또한 변액연금보험의 경우 만기 보유 시 원금보장이라는 안전장치가 추가되므로 노후 대비와 같은 초장기 투자에는 변액연금보험이 펀드 투자에 비해 유리할 수 있다. 교육자금은 3년 후부터 매년 발생하므로 가급적 안전한 자산으로 배분하며, 매년 등록금 납입 시기마다 만기가 돌아오도록 적립식 예금에 가입해 두는 방법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