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대물'이 종영을 하루 앞두고 있다. 방송전부터 화려한 캐스팅과 여성 대통령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대물'은 결말을 앞두고 비논리적인 스토리 전개를 보이고 있다.
'대물'은 방송 초반 배우들이 흡입력있는 연기와 빠른 이야기 전개로 '국민드라마' 등극을 예감케했다. 그러나 작가와 PD교체 등 내홍을 겪으며 20% 중반 시청률에 머무르는 등 수목극 1위 자리를 지킨 것에 만족해야 했다.
당초 대한민국의 최초 여성대통령을 녹여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겠다는 의도와 달리 '대물'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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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초반 보였던 온화하면서도 당찬 카리스마가 있고, 그러면서도 어딘가 허술하기도 한 친서민적인 여성 대통령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서혜림이 정치로 자신의 정체성을 말할 시간이 드라마에는 없기 때문이다.
'대물'은 평범한 아줌마였던 서혜림이 왜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대부분의 방송분을 투자했다. 남편을 아프가니스탄에서 억울하게 잃고, 아무것도 모르는 병아리 정치인에서 도지사, 그리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서혜림이 살아온 삶의 발자취를 그린 것.
그러나 서혜림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은 그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아니라 서혜림이 반드시 대통령이 되어야만 한다는 '용비어천가'와 같았다. 억지로 짜놓은 스토리를 통한 억지 감동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살 수 없었다.
결국 '대물'은 서혜림이 방송 2회만에 대통령 취임-탄핵-퇴임을 모두 경험하는 웃지 못할 일을 만들어내며 다급하게 결말을 향해 달려가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