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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토크 | ||||||||
엉터리 강원도 사투리 "~드래요." 싱싱여인 | 2012.03.03 | 조회 13,354 | 추천 7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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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강원도 사투리가 인기가 많아지고 많이 쓰여지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사용하는 강원도 사투리가 '~드래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드래요.'만 붙이면 강원도 사투리인지 알고 있는듯하다. 그렇지만 '~드래요.'는 강원도 사투리가 아니다. 강원도에 '~드래요.'라는 말을 쓰는 지방은 내가 아는한 없다.
강원도 사투리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거기 어디예요?" "여기 강릉이예요."란 말을 강원도에서는 "거 어디래요?" "여 강릉이래요."라고 사용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기 어디드래요?" "여기 강릉이드래요."라는 식으로 잘못 사용하고 있다. '~래요.'라는 말은 많이 사용하지만 '~드래요.'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
이 '~드래요.'란 말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떤 코메디언이 모 코메디 프로에서 사용하면서부터로 보인다. 아마도 강원도 사투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코메디 소재로 사용하려다보니 벌어진 일이 아니었을까.
강원도의 말은 크게 영동(嶺東)과 영서(嶺西)로 구분할 수 있다. 영서 지방의 말은 강원도라기보다는 거의 경기도 지방의 말이다. 평창쪽부터 영동으로 오면서 강원도 특유의 억양이 나타난다. 그리고 영동지방 아니 동해안 지방은 속초에서 부산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지방에서 쓰는 말이나 억양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지금 강원도 사투리라고 쓰이는 말은 평창이나 강릉지방의 말로 보인다. 그 지방의 사람들이 방송이나 연예쪽에 많이 진출하다보니 그런것같다.
강원도 사투리가 많이 알려지는 것은 좋은 현상이나 잘못된 사투리가 오히려 강원도 사투리인양 쓰여지는 것은 옳지 않다. MBC의 경우 각 지방의 사투리를 소재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도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여전히 잘못된 강원도 사투리인 '~드래요.'라는 말을 편집하지 않고 배짱 좋게 그대로 방송을 하고 있다.
심지어 모 드라마에서는 강원도 현지인으로 설정된 사람의 입을 통해서 이 잘못된 '~드래요.'식의 엉터리 강원도 사투리가 나왔었다. 그리 길지 않은 장면이었다고는 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기본 상식도 없는 상태에서 대충 대본을 쓰는 작가를 탓해야 될지 이런 엉터리를 그대로 제작하는 제작자들을 탓해야 될지 그것을 그대로 방송하는 방송자들을 탓해야 될지.
방송인들이야 강원도 사투리를 잘 모르고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생방송이 아닌 편집 단계를 거친 방송이라면 문제가 다르다. 당연히 제대로 된 사투리를 사용하게 해서 녹화를 하던가 편집 단계에서 편집을 해서 내보내야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론들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스키 시즌, 스키 타러 강원도로 떠나보드래요.'라는 투의 기사 제목을 따오는 식으로 엉터리 강원도 사투리를 분별없이 쓴다.
"너네들이 강원도를 우습게 보는기나 뭐이나?"
사투리란게 그 지방만의 말투나 독특한 억양이 있어서 타지방 사람이 사용하면 어떻게해도 어설프고 어색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쓰지도 않는 말을 사용하는 것은 그 자의 양식의 문제다.
혹시 많은 사람들이 쓰면 그것이 표준어로 굳어지니까 별다른 생각 없이 잘못된 '~드래요.'식의 엉터리 말을 마구 써대는지 모르나 이것은 그런 차원의 문제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전국의 사람들이 '~드래요.'라고 한다고해도 강원도 사람들이 쓰지 않으면 그것은 강원도 사투리가 아니고 강원도 사투리라고 우겨댈 수도 없다.
몇 명 보지도 않는 시간대에 몇 분 방송되는 '바른말 고운말'류의 프로그램을 내보낼게 아니라 방송되는 시간대에 방송인들이 제대로 된 말을 사용하게 하고 쓰지도 않는 엉터리 말을 사용하는 것을 편집해서 방송되지 않게 하는 것이 '바른말 고운말'류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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