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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사투리] '모지리'와 '모질헌 놈' 사이사이 | 2011.07.13 | 조회 12,657 | 추천 75 댓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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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리'와 '모질헌 놈' <부족하다>를 뜻하는 '모자라다'는 중세어에 '모 ![]() ![]() ![]() 그래서 17세기 문헌인 『노걸대언해』(老乞大諺解)라는 책에는 '조브면 옷 지으매 ![]() ![]() ![]() ![]() ![]() ![]() 전라도 말에서 '모자라다'는 흔히 '모지러다'로 쓰인다. 그래서 '모지러먼 여그치 갖고 가그라'라고 하거나, '손이 모지렁께 아무라도 쓰제'라고 하기도 한다. 형태가 약간 달라졌을 뿐 표준어 '모자라다'와 의미는 꼭 같이 쓰이는 것이다. 그런데 전라도 말의 '모지러다'는 더 자세히 살펴 보면 '모지러다'가 아니라 '모질허다'로 기록해야 맞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말에 어미 '-어서'를 붙여 보면 그 실제 발음은 [모지래서]로 소리난다. '갖고 온 것이 모지래서 쪼끔씩만 묵었네'처럼 쓰이는 것이다. 만약 '모지러다'였다면, 여기에 '-어서'가 결합할 경우 [모지래서]가 아닌 [모지러서]로 쓰여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쓰이지 않고 오직 [모지래서]로만 쓰이는 점으로 미루어, [모지래서]는 '모질허다'에 '-어서'가 결합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전라도 말에는 낱말 중간의 /ㅎ/이 소리나지 않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 때문에 '모질해서'는 [모지래서]로 소리날 뿐인 것이다. '모자라다'가 전라도 말에서 '모질허다'로 자리잡아야 할 또 다른 이유로 '모지리'와 같은 낱말을 들 수 있다. 전라도 말 '모지리'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주로 특정인에 대한 비하나 낮춤의 표현으로 쓰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쩌 모지리 좀 보소. 허도 못 헌 것이 지가 헌다고 쩌렇게 난리다네'처럼 상대를 비하하는 표현에 흔히 쓰인다. 이 '모지리'는 '모질'이라는 말에 사람을 나타내는 접미사 '이'가 결합된 '모질이'에서 온 것이 분명한데, 이 때의 '모질'은 '모질허다'의 어근을 형성하는 부분이다. 즉 '모질허다'는 '모질'과 '허다'가 합해진 말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모질'이 분리되어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전라도 말이 '모질허다'가 아니라 '모지러다'였다면 결코 '모질'과 같은 형태가 분리될 수 없었을 것이다. '저 사람이 모질은 안 헌디, 근다고 똑똑도 안 해'와 같은 예에서도 '모질'과 '허다' 사이에 다른 말이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두 성분이 분리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모자라다'의 전라도 말은 '모질허다'가 되어야 한다. 이상에서 본 것처럼 표준어 '모자라다'는 전라도 말에서 '모질허다'로 쓰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데, 그러면 이처럼 표준어나 옛말과 전혀 다른 형태로 정착되어 쓰이는 이유가 궁금해진다. 우선 옛말 '모 ![]() ![]() 전라도 말에서 '모지러다'가 '모질허다'로 변하게 된 것은 '모지러다'와 '모질허다'의 실제 발음이 같기 때문이다. 두 발음에 차이가 없으므로 사람들은 '모지러다'를 '모질허다'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언어학에서는 이처럼 실제 어원과는 달리 일반 언중이 자의적으로 분석하는 행태를 재분석(reanalysis)이라고 한다. 결국 '모질허다'는 '모지러다'에 재분석이 일어난 결과이며, 이 재분석으로부터 '모질'이라는 어근이 생겨나고, 여기서 다시 '모지리'라는 새로운 낱말도 파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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